항공사 에어서울의 최초 여성 조종사이자 첫 여성 부기장인 전미순 씨가 "채용과 근무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성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서울경제 단독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에어서울 측으로부터 해고 통보받은 전미순 씨는 국민권익위원회에 '해고가 부당했으며 근무 도중 사내에서 지속적인 성차별을 당했다'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했다.
전미순 씨가 귄익위를 통해 신고한 내용에 따르면 "2018년 6월 입사 초기부터 에어서울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많은 차별을 경험했다"며 "합격 발표일이었던 2018년 5월 3일 합격 문자 대신 '회사로 바로 와서 한 번 더 면접을 치르라'는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받은 당일 오후 5시 무렵 안전운항본부장을 독대해 별도의 면접을 치렀다"고.
전미순 씨는 해당 면접 자리에서 "필기시험도 1등이고 성적이 우수하지만 여자라서 고민했다"는 말과 함께 "아시아나항공에서 여성 조종사들이 강성노조 활동을 해서 아주 골치가 아팠다. 그것이 이후 아시아나항공이 여성 조종사를 안 뽑는 이유"라는 발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전미순 씨는 에어서울 창사 이래 최초의 여성 조종사였으나, 최근 사측으로부터 해고를 통보 받았다. ⓒSBS 뉴스 화면 캡처
당시 필기시험에서 1등으로 통과한 전미순 씨와 2등의 점수 차는 무려 18점이었다고.
또한 전미순 씨는 입사 후에도 지속적인 성차별적 괴롭힘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권익위 신고 내용에 따르면 전 씨는 합격 직후인 2018년 5월 훈련 당시 "머리를 숏커트로 잘라라", "앞으로 화장을 하지 마라", "목소리 톤을 낮춰라", "역시 나이 많은 여자는 퍼포먼스가 안 좋을 수밖에 없구나" 등의 발언을 들었다고.
한편, 전미순 씨의 법률대리인은 "전 부기장은 채용 때부터 별도의 면접을 치르는 등 성차별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 씨가 겪은 일은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되며 모두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에어서울 측은 전 씨에 대해 별도의 면접을 실시하는 등의 차별행위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는 주장을 펼쳤는데. 이어 "화장과 두발에 대한 요구는 사내 규정이 없기 때문에 그런 요구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도 없다"고 반박하면서 "그런 일이 실제로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전 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해고 절차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며 "당사는 노무법인의 참관 하에 회사 절차에 따라 심의했으며 (전 씨는) 총 세 차례의 심사에서 모두 기량 부족으로 탈락했다"고 밝혔다.
'기량이 부족해 해고했다'는 에어서울, 그렇다면 해고의 발단은?
전미순 씨는 에어서울 창사 이래 최초의 여성 조종사였으나, 최근 사측으로부터 해고를 통보 받았다. ⓒSBS 뉴스 화면 캡처
SBS 단독 보도에 따르면 전미순 씨의 해고 발단은 정식 부기장이 된 지 1년여가 지난 2020년 7월 비행이었다고. 제주공항에 착륙할 때 기장의 지시로 엔진의 추진력을 유지한 채 내리는 '파워온랜딩'을 시도한 전미순 씨. 당시 전 씨는 기장에게 '(파워온랜딩이) 매뉴얼에 나와 있지 않다. 이게 맞느냐'고 서너번을 계속해서 반복해 물었다고.
결국 결과는 이른바 '하드랜딩'이라고 부르는 동체에 충격이 가해지는 착륙으로 이어졌고, 전 씨는 그해 10월 비행 자격심사를 받게됐다.
전 씨의 말에 따르면 승객 192명을 태우고 김해공항에 내리는 과정에서 심사관은 전 씨에게 고도 6천 피트부터 매뉴얼 비행, 즉 수동비행을 지시했으며 조종과 관제탑 교신 등 기장과 부기장이 나눠 맡는 역할을 전 씨 혼자 수행하도록 요구했다고. 비행 자격심사 이후 전미순 씨는 '강격'이라는 징계를 받고 부기장직에서 박탈됐다.
이와 관련해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행 심사라는 게 수백 가지를 보는 거다"라며 "그 많은 것 중에 뭐를 하나 딱 꼬투리를 잡으면 아무리 잘해도 걸리게 돼있다. 이 세계가 원래 그렇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