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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애비 리 후드
저자 애비 리 후드 ⓒCOURTESY OF ABBY LEE HOOD

논바이너리로 커밍아웃한 후 친엄마조차 날 혐오스럽다고 말했고 성소수자 사이에서도 이상한 취급받았다

″자기야 내 전화 그리웠어?” 거리에서 모르는 남자가 쫓아오는 걸 보고 전화가 걸려온 척했다. 그는 내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정확한 이유는 몰랐지만 벗어나고 싶었다. 모르는 남성이 따라올 때 많은 여성이 쓰는 방법을 썼다. 속으로 솔직히 ”난 여자 아니야!”라고 소리 지르는 상상을 했다. 그럼 그는 혐오를 가득 담은 발언을 내뱉지 않을까? 물론 모든 건 상상이었고 다행히 그는 날 쫓아오는 걸 포기했다. 

난 커밍아웃한 논바이너리 (남성과 여성을 이분법으로 뚜렷하게 구분하는 기준에서 벗어난 사람)다. 친엄마조차 내게 혐오스럽다고 말했고 성소수자를 위한 프라이드 퍼레이드에서조차 난 이상한 취급받았다. 낯선 사람이 내게 욕을 하는 건 어찌 보면 낯설지 않았다. 대부분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나 성정체성 혼란을 이야기했다. 다른 사람이 내가 여자가 아니라는 사실만으로 내게 불쾌감을 보일 때마다 나도 기분이 나빴다.  

논바이너리는 성별이 없거나 성별 전환이 자유로운 사람, 남녀 둘 다 아니거나, 남녀 둘 다인 사람 모두를 포함한다. 난 그중에서도 ‘에이젠더(성별이 없는 사람)‘에 속한다. 외모는 꽤 여성처럼 보인다. 그리고 논바이너리에게 정해진 외모도 없다. ’중성’처럼 보일 필요도 없다. 화장, 머리 스타일, 옷은 단지 상품이며 개인의 선택일 뿐 성정체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여성만 있는 곳에 가면 난 매우 불편하고 이곳에 속해있지 않다고 느낀다. ‘여성성’이라는 건 내게 없다. 난 여자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남자도 아니다. 쉽게 말해  둘 다 아니다. 성소수자를 배제하는 사회에서 날 정의할 말이 없다고 느낄 때도 있다. 

 

저자의 어린 시절
저자의 어린 시절 ⓒCOURTESY OF ABBY LEE HOOD

 

여자로 태어나 논바이너리로: 온갖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된다

논바이너리란 단어는 최근에서야 주목받고 있지만 여전히 일상에서 상처받는 일이 많다. 인스타그램으로 한 전직 고객이 ”저기 아가씨!”란 말로 시작하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난 프로필에 내 성정체성을 공개하고 있다. 심지어 친한 친구도 날 여성으로 부를 때가 있다. 또 성소수자 사이에서도 논바이너리는 환영받지 못한다. 사실 그들도 논바이너리가 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최선을 다해 논바이너리를 주위 사람에게 설명하지만 여전히 그들에게 나는 헷갈리는 존재다. 

어릴 때부터 논바이너리인 걸 알았지만 정확히 그 단어를 알기까지 거의 20년이 걸렸다. 유치원 때 할머니와 함께 차에서 남자아이로 태어났으면 좋았겠다고 선언했던 기억이 난다. 그 말을 하고 크게 혼났다. 당시 여자로만 행동해야 하는 게 불만이었고 억압을 느꼈다. 시스젠더(타고난 생물학적 성과 젠더 정체성이 일치하는 사람)는 일반적으로 다른 성별이 되길 원하지 않는다. 내가 사실 남자인 게 아닐까 고민하고 무서웠다. 부모님께 어떻게 이 사실을 말하지? 옷장에 걸린 드레스를 보면서 울었다. 여전히 드레스를 좋아하지 않지만 이제는 확실히 남자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성별과 성적지향은 별개의 문제다."

 

그러던 중 소셜미디어에서 논바이너리를 알게 됐다. 이에 관해 더 이야기를 나누고 나와 비슷한 사람을 만날수록 확신했다. 2019년 난 논바이너리라고 커밍아웃했다. 한 번 말한다고 바로 모든 사람이 나에 관해 알 수는 없다. 대부분의 성소수자들은 여러 번 커밍아웃하고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양성애자다. 중요한 건 성별과 성적지향은 별개의 문제다. 논바이너리도 다양한 성적지향을 갖고 있다. 트랜스젠더들도 사람마다 이성애자, 양성애자, 동성애자일 수 있듯이 말이다. 성별은 내가 나를 어떻게 보느냐에 달렸고 누구에게 끌리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제일 좋은 방법은 사람마다 직접 물어보는 거다. 성별의 사회적 구조는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내가 정할 수 없는) 타고난 성별이 여자인지, 남자인지도 중요하다. 사회적으로 정해진 성별의 역할에 더 강하게 공감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다. 

여자로 태어나 논바이너리로 살아가는 건 정말 최악이다. 온갖 성차별, 혐오, 여성으로 받는 위협을 다 감수해야 한다. 혼자 밤에 길을 걷는 게 무섭다. 피임약은 너무 비싸다. 친하게 지내던 남자 친구들은 다들 한 번씩 나랑 자려는 시도를 했다. 그리고 실제로 몇몇은 성공했다. 대부분 기억하기 싫은 경험이었다. 내가 특별하거나 슈퍼모델처럼 예쁘지도 않지만 그냥 타고난 성별이 여자라는 사실만으로 현실이 이랬다.  

 

2019년 저자의 사진
2019년 저자의 사진 ⓒCOURTESY OF ABBY LEE HOOD

 

사회는 논바이너리에 관한 이해가 부족하다

나는 자주 동성애 혐오와 트랜스젠더 공포증을 가진 사람들의 표적이 된다. 그들은 게이나 트랜스젠더도 싫어하지만 나 같은 사람은 더 싫어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성별 기준에 전혀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나를 ‘그것’ 또는 ‘죄앙‘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성소수자 커뮤니티 내에서도 논바이너리는 소수다. 성소수자들도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으로 명확히 나눠져 있다. 인정하기 싫지만, 누구보다 ‘다른 것’을 잘 이해해야 할 사람들도 논바이너리를 지지하는  일에는 서툴고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매일 거울을 보면서 외면과 싸운다. 여성용 청바지가 너무 꽉 낀다고 느끼지만 또 너무 헐렁한 청바지를 입어 자연스러운 몸의 굴곡을 숨기는 것도 싫다. 긴 머리는 싫은데 숏컷을 하면 얼굴이 접시처럼 동그래 보여서 고민이다. 그리고 누군가와 데이트를 고민할 때는 더 고민할 점이 많다. 간단히 말해서, 대다수가 논바이너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논바이너리로 살아가는 건 정말 힘들다. 

내 경험을 글로 적기 시작하고 공유하면서 사람들이 논바이너리를 이해하는 걸 돕고 싶다. 테라피스트와 상담하면서 내 성체성을 탐구 중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의 경험과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란 환경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상담사와 이야기 나눈다. 몸과 마음을 위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지인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뭐가 나를 힘들게 하는지 알려주고, 논바이너리로서의 나를 잘 알아가며, 계속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

 

 

 

*저자 애비 리 후드는 정치, 폭력, 정의, 게임을 다루는 프리랜서 작가다. 그는 다리가 세 개인 고양이와 알비노 고슴도치와 함께 살고 있으며 오토바이와 롤러 스케이트를 즐겨 탄다. 그는 시와 소설을 쓰기도 한다. 

 

*허프포스트 미국판에 실린 독자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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