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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선거만 하면 지는 이유 3
ⓒ연합뉴스

4·29 재보궐선거 당일 아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선거운동 기간 중 다소 격한 설전을 주고받은 적이 있다. 혹 마음을 다치신 분이 계신다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미 승리를 예상한 듯한 여유 있는 태도였다.

4·29 재보선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의 새누리당은 성완종 리스트라는 초대형 악재 와중에 압승을 거뒀다. 문재인 대표의 새정치민주연합은 완패했다. 이런 결과는 재보궐선거 지형이 현재 집권 세력인 ‘보수정당 필승’ 구도로 점차 굳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원인이 뭘까?

■ 야권 정치지형 붕괴

서울 관악을에서 정태호 후보와 정동영 후보가 얻은 표를 합치면 오신환 후보의 득표를 훨씬 웃돈다. 경기 성남 중원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신상진 후보는 2012년 총선 때는 통합진보당 김미희 후보에게 패했던 사람이다.

야당, 선거만 하면 지는 이유 3

4·29 재보선 결과를 좌우한 가장 큰 요인은 야권의 분열이다. 야권 분열은 단순한 후보단일화 실패가 아니다. 이번 재보궐선거는 야권의 정치지형 자체가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원을 따져보면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을 주도하고 있는 ‘공안세력’의 집요한 기획이 성공을 거뒀다고도 볼 수 있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고 2012년 4·11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통합당(127석)과 통합진보당(13석)이 140석을 차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야권 연대가 있었다. 그러나 2012년 총선 뒤 통합진보당 내부에서 터져나온 종북 논란은 통합진보당 분열, 이석기 의원 사태,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이어졌다. 야권이 분열하고 위축된 상황에서 치러진 2013년 이후 재보궐선거에서 야권은 거의 맥을 추지 못했다. 연대의 시너지 효과가 증발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새정치민주연합이 2012년 대선 패배 이후 당내 리더십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국민모임 출범, 정동영·천정배의 탈당 등 분열 양상이 그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 허약한 야당

문재인 대표는 지난 2월8일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직후 “4월 재보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하고 공정한 경선이다. 재보선에서 이기는 길도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그는 약속한 대로 모든 지역의 공천을 경선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기지 못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첫째, 공천 실패다. 문재인 대표는 4·29 재보선 후보 경선에 참신한 거물급 정치인을 끌어들이기 위해 그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기계적으로 치러진 경선에서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 후보들이 선출됐다. 특히 광주 서을과 경기 성남 중원은 후보가 너무 약했다는 것이 당내 평가다.

둘째, 정치지형 관리 실패다. 국민모임 출범과 정동영의 탈당 및 출마, 천정배의 탈당과 출마 등 야권의 정치지형 변화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대표와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아무런 예방 조처도 취하지 못했다. 실제 상황이 벌어진 뒤에도 무기력하기만 했다.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전략과 정치적 상상력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야당, 선거만 하면 지는 이유 3

셋째, 당내 역량을 결집하지 못했다. 문재인 대표는 전당대회 이후 경쟁자이던 박지원 의원을 제대로 끌어안지 못했다. 결과는 동교동계 일각의 선거 지원 거부 사태로 나타났다. 권노갑 상임고문과 박지원 의원이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호남의 돌아선 민심을 돌려세우지 못했다. 안철수 의원은 천정배 후보와의 인간적 도리를 이유로 광주 서을을 아예 외면했다. 서울 관악을에서 경선에서 패배한 김희철 전 의원은 공개적으로 정태호 후보 지원을 거부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4·29 재보선 기간 내내 ‘콩가루 집안’이었던 것이다.

■ 막강한 여당

박근혜 대통령의 별명은 ‘선거의 여왕’이다. 이제 그 뒤를 이어 김무성 대표가 ‘선거의 왕자’로 등극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해 7월14일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됐다. 그 직후 치러진 7·30 재보선에서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반바지를 입는 파격을 선보였고 압승을 이끌어냈다. 4·29 재보선을 앞두고 김무성 대표는 ‘지역일꾼론’을 내세워 일찌감치 후보를 확정했다. 그리고 선거운동 기간 내내 끊임없이 현장을 누볐다. 그의 큰 덩치는 텔레비전 화면을 가득 채웠다.

위기 대처 능력도 야당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났다. 김무성 대표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이 터지자 곧바로 노무현 정부 특사 의혹으로 ‘물타기’에 나섰다.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행위였다. 그러나 선거공학적으로는 위력을 발휘했다. 중도층의 정치 혐오를 부추겼고 조직에서 앞선 여당 후보들을 속속 구해냈다. 친여 성향 언론의 물타기 보도와 문재인 대표의 어설픈 대응이 여당의 위기 탈출을 도왔다.

박근혜 대통령도 여당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고 봐야 한다. 자신의 건강 이상을 실시간으로 발표하도록 해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그리고 그 정도로 부족했다고 판단했던지 투표 하루 전날 홍보수석을 통해 적극 지지층에 총궐기 동원령을 내렸다. 역시 선거의 귀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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