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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6명이 지나간 후 여성만 공격한 것을 '조현병'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연합뉴스

경찰은 17일 새벽 발생한 강남역 살인 사건에 대해 '증오 범죄'(헤이트크라임)가 아닌 '정신질환 범죄'라고 발표했다.

남성 6명이 지나간 후 여성만 공격한 것을 '조현병'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이상경 프로파일러는 22일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이런 결론을 내린 이유에 대해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범죄학적으로 '정신병'은 증오범죄의 범주에 안 속한다. 증오범죄는 특정 집단 편견에 기인해 그 집단을 공격하는 것이다. 정신질환 범죄는 정신질환으로 인해 특정 집단에 대한 피해망상이나 환청 등 정신병 증상을 가지고 반감 가지거나 공격하는 것이다. 피해망상으로 인한 반감을 가지는 것은 증오범죄에 속하지 않는다."(경향신문 5월 22일)

이번 사건에 참여한 '국내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경감의 설명을 좀 더 들어보자. 권 경감은 피의자 김모 씨의 피해망상이 '여성'에만 한정돼 있지 않고 전체적으로 '타인'을 향해 있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식당에서 일을 하던 중에는 다른 남성들하고 사소한 마찰이 잦았던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이 결국 반드시 '여성'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을 제외한 타인의 행동들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적대감을 갖고 있는 그 형태로 분석이 되고 있습니다.

이 사람 같은 경우는 여성뿐만 아니라 자신을 제외한 타인 모두에게 분노의 감정을 갖는 태도가 형성돼 있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여성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라는 분석을 지금 진행하고 있습니다."(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그렇다면, 김 씨가 범행 당일 화장실을 이용한 남성 6명에 대해서는 범행을 시도하지 않고 그 이후 나타난 최초의 여성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봐야 할까?

권 경감은 피의자가 '사회적 약자'를 선택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다른 유사한 사건에서도 이런 공격적인 형태로 나타난 것들이 여성이라든지 아동 특히 노인과 같이 상대적으로 좀 약한 대상에게 표출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경우는 자신의 공격행위로 인해서 실패할 경우에 다시 자기가 공격받는다고 하는 두려움도 갖고 있기 때문이죠. 상대적으로 취약한 대상을 상대로 자기의 분노감을 표현하는 이런 형태가 가장 많이 나타납니다."(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때문에 이번 사건이 범죄학에서 말하는 '혐오범죄'로 분류되지는 않을지언정, 여성이 사회적 약자에 놓인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범행동기를 '조현병'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상훈 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

"김 씨의 최근 행적을 보면 음식점에서 일하며 남녀 모두에게 구박을 받았지만 왜 여성만 언급하고 있는지를 유심히 봐야 한다. 결국 상대적으로 여성이 약한 존재라는 사회 저변인식이 피의자의 잠재의식에 투영된 것이다."(한국일보 5월 23일)

"피의자의 주된 범죄심리를 분류한 결과가 정신질환에 의한 것이라는 내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요소들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양성불평등이라는 구조적 모순을 지적하는 움직임은 경찰의 유형 분류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한겨레 5월 23일)

남성 6명이 지나간 후 여성만 공격한 것을 '조현병'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단국대 심리학과 임명호 교수(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 명의 남성이 지나간 이후에 여성을 공격한 것은 정신분열증의 증상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연합뉴스 5월 22일)

이동우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조현병 범죄는 어떤 대상을 잔뜩 두려워한 상태에서 자신을 보호하려는 방어적 폭력이 대다수다. (하지만) 김 씨는 공격 성향의 의도가 있어 보이고 여성만 노리는 등 계획적인 범죄로 보인다. 김 씨의 경우 반사회적 성격장애도 갖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 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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