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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시민 알릴레오는 되고 홍카콜라는 안된다고 한다. 군사정권 때도 이런 후안 무치한 짓은 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했습니다.

그는 ”나는 홍카콜라 운영자로부터 단돈 1원도 받지 않는 단순한 출연자에 불과하다”며 ”돈이 수수가 되어야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뒤집어 씌울수 있는데 단돈 1원도 받지 않는 나를 정자법 위반 운운하고 있는 것을 보니 벌써 정권 말기 같다”고 말했는데요.

홍 전 대표의 불만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그가 ‘홍카콜라’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단 건 알고 계시죠?

 

 

이 홍카콜라 유튜브에서는 ‘슈퍼챗‘이라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종의 후원금 제도인데요. 영상 플랫폼 ‘아프리카’에서 이용하는 별풍선과 비슷합니다. 단, 차이가 조금 있습니다. 라이브 방송 때 슈퍼챗을 이용하면 채팅 시 나타나는 후원자의 닉네임 색깔이 바뀌고 또 최상단에 닉네임이 노출됩니다. 후원에 대한 리워드죠.

 

별풍선 후원, 왜 유시민은 되고 홍준표는 안되는 걸까?

 

큰 차이는 아닙니다. 별풍선이나 슈퍼챗 모두 ‘구독자가 크리에이터에게 후원을 한다’는 의미에서는 동일합니다. 그런데 선관위가 홍카콜라의 슈퍼챗을 제재했습니다.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 중단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여기서 선관위의 입장을 살펴보겠습니다. 선관위는 유튜브를 통해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 구조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판단했습니다.

통상적인 유튜브 광고 : 유튜브에 정치활동 영상을 게시하면서 광고를 표출하고 통상적인 광고료를 받는 것은 법에 위반되지 아니함

콘텐츠 내에서 홍보되는 스폰서 광고(PPL) : 통상적인 범위를 넘는 광고료를 받거나 법상 제한되는 규정을 회피하여 광고의 명목으로 정치자금을 기부받는 것은 그 행위 양태에 따라 위반될 수 있음

슈퍼챗 등 시청자의 직접 기부 : 수퍼챗, 별풍선 등을 통한 시청자의 금전 제공은 대가관게에 따른 출연이 아니므로 정치자금법상 ‘기부’에 해당하여 위법의 소지가 있음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선관위는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내부 광고를 이용해 수익을 얻는 것은 문제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누군가가 임의로 지불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기부‘보다는 ‘수익‘에 가깝죠. 그러나 PPL이나 슈퍼챗 등 별도의 수익구조를 가져가는 것은 ‘법의 규제를 회피해 정치자금을 기부받는 행위’로 보아 문제 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홍 전 대표는 유튜브 후원금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하며 ‘왜 유시민은 되고 나는 안되냐’고 한 것인데요. 여기에는 몇 가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일단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PPL도 슈퍼챗도 하지 않았습니다. 유시민의 알릴레오는 ‘라이브 방송’ 이 아닌 녹화방송을 택하고 있죠. 슈퍼챗은 라이브 방송에서만 가능합니다. 아예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별도의 스폰서도 받고 있지 않기에 가이드라인을 위반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홍카콜라 TV는 라이브 방송을 하고 슈퍼챗을 통해 후원금을 받았습니다.

그러면 유시민 이사장은 문제가 없는 것 아닐까요? 또 그렇지는 않습니다. 선관위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는 유튜브 슈퍼챗 말고도 아프리카 별풍선이나 팟빵 후원금이 포함돼 있습니다. ′유시민의 알릴레오’는 팟캐스트로 편집돼 팟빵에 올라갑니다. 그리고 이 팟빵 구독자들은 소액 후원이 가능합니다. 사실상 슈퍼챗과 같은 방식입니다.

 

별풍선 후원, 왜 유시민은 되고 홍준표는 안되는 걸까?

 

허프포스트코리아는 중앙선관위에 관련내용을 질의했습니다. 선관위는 ‘유시민 대표를 정치인으로 볼 수 없다‘는 답을 했습니다. 선관위의 가이드라인에는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볼 수 없는 경우’에 대해 네 가지 기준을 제시했는데 그중 ”정계은퇴 선언 후 정당이나 선거조직과 직접적 인적 물적 유대관계와 당적, 공직 없이...연구기관 이사장 재임 등 특정사안에 관한 정치적 의견을 표명하고 정치현안을 공론화 하는 정도의 활동을 한 사람(2010도1380)”에 유시민 이사장이 해당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의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유시민 전 이사장이 정치를 재개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선관위의 대답은 ”지금 시점을 기준으로는 정치인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만약 정계은퇴를 번복할 경우 그때 다시 판단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여기에 대해 유 이사장은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통해 별도의 해명을 내놨습니다. 그는 ”팟빵 후원금과 슈퍼챗이 비슷하다.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도 구글 광고료는 상관없지만 별풍선이나 슈퍼챗은 문제가 된다고 한다. 시빗거리를 없애려면 안 받으면 된다. (정계 복귀하면) 나중에 토해내야 한다는 말 듣기 싫으면 팟빵 후원금을 막으면 된다”고 말하면서도 ”그런데 그렇게 하려 하니까 물밑에서 정치 준비한다는 말하기가 딱 좋다. 그래서 안 없앨 거다. 팟빵 후원금 받을 거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홍카콜라 운영자로부터 단돈 1원도 받지 않는 단순한 출연자에 불과하다”는 홍준표의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선관위는 ‘외관상 운영주체가 정치인이나 정당이 아니라 할지라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홍카콜라TV의 운영주체를 홍준표 전 대표로 판단했다는 말인.

그러면서 이 판단이 ‘잠정적‘이라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홍카콜라TV는 홍 전 대표 혹은 자유한국당이 운영한다고 봐서 후원 금지 공문을 보냈지만 이는 잠정 중단 요청이고 만약 이 공문에도 불구하고 홍 전 대표 측이 계속 후원을 받는다면 그때 정말 운영주체가 누구인지 ‘종합적인 판단’을 하겠다는게 선관위의 설명입니다.

여기까지가 선관위에 문의 후 받은 답변 내용입니다. 궁금증은 해결되었지만 더 큰 의문이 남았습니다. 선관위의 규제 방식은 ‘열거 방식‘, 즉 원칙적으로 모든 것을 금지하고 법에 허용한 것들만 풀어주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되다 보니 선거와 정치활동 관련해서 모든 행위를 선관위의 해석을 통해서만 할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번에 선관위가 공문을 보낸 이유도 이런 방식의 후원이 ‘새롭게 등장한 기술’이기 때문인데요. 이런 식이라면 새로운 기술이나 시스템이 등장할 때마다 선관위는 건건이 판단하고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겁니다.

이런 규제는 정치활동 자체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여의도에서는 ”명함 하나 나눠주는 것도 제대로 못한다”는 불만이 나옵니다. 규제가 복잡할수록 경험이 적은 정치 신인들에게 장애물로 작용되기도 하죠.

국회에서는 관련 내용을 논의 중입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제2소위원회에서는 선거운동을 네거티브 방식(명시적으로 금지한 행위 외에는 허용)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포함한 정치제도 개편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습니다.

다만 2월 한달 간은 자유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으로 논의가 제대로 이어질 수 없었는데요, 다행스럽게도 정치권은 7일부터 임시국회를 열기로 합의했습니다. 정개특위가 다시 가동되면 이번 ‘유튜브 후원 사건’에 대해 조금 더 근본적인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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