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아내가 아프니 차를 빼달라’는 이웃의 급한 요청에 술에 취한 채 차를 이동시킨 30대 운전자를 선처했다.
AI로 제작한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왼쪽), 사진자료. ⓒ허프포스트코리아, 연합뉴스
지난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3단독 박기주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게 벌금 5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가벼운 범죄를 저질렀을 때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선고를 미루는 판결이다. 2년 간 조건을 유지하면 면소된다.
A씨는 지난해 2월 경남 창원시 성산구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술에 취한 채 자신의 차량을 운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이웃인 B씨가 집에 찾아와 ‘아내가 아프다’면서 소리를 치르며 차를 빼달라 항의했다고 말했다. A씨는 당일 대리기사를 불러 귀가했는데, 대리기사는 겹주차를 하면서도 주차 브레이크까지 채워뒀다.
이에 A씨는 주자장으로 내려가서 차량을 4m가량 후진했고, B씨는 A씨가 술을 먹은 것 같아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A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039%로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A씨는 법정에서 음주운전을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급박한 위험을 피하고자 함이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B씨의 아내 건강 상태가 단순한 두통에 불과한 점, 경비원이나 B씨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판단해 긴급피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대리기사가 이중주차를 하면서 주차 브레이크를 채운 점, 신고자가 심야에 집까지 찾아와 차를 빼달라고 고성을 지르며 항의해 운전대를 잡은 점, 운전 거리가 매우 짧은 점, 도로가 아닌 주차장 내 차량을 소폭 이동한 것에 불과해 공공의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았던 점을 들며 선고 유예 이유를 밝혔다.
한편 누리꾼들은 ‘대리 써서 잘 집에 온 사람한테 자기가 난리치고 신고가 말이 되나’, ‘신고한 사람 정신 이상하네’, ‘자기가 빼라고 하고 자기가 신고하다니’, ‘진짜 아팠으면 119 불러서 타고 갔겠지’ 등 댓글을 달며 B씨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