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원 게시판 사건’과 관련해 일요일에 ‘갑자기’ 사과 영상을 올렸다. 한 전 대표가 공개 사과에 나선 것은 사건 발생 이후 1년여 만에 처음이다. 많이 늦었을 뿐 아니라 사과의 구체적 내용도 없어 반쪽짜리 사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에서 당원게시판 문제에 대해 사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한동훈 페이스북 갈무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일요일 페이스북에 올린 2분5초 분량의 영상에서 “상황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해서 그리고 국민 여러분과 당원들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당을 이끌었던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의 사과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당원게시판 사태에 대한 정치적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권영세 의원 등 일부 중진 의원들은 한 전 대표가 ‘사과’하고 장 대표가 징계를 철회하는 절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사과 메시지를 내면서 국민의힘을 떠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국민의힘 당적이 박탈되더라도 신당을 창당하거나 오는 6월 치러질 지방선거 또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할 의사가 없다고 사실상 확인했다.
그는 “당권으로 정치 보복을 해서 저의 당적을 박탈할 수는 있어도 제가 사랑하는 우리 당의 정신과 미래는 박탈할 수 없다”며 “저는 대한민국 국민과 진짜 보수를 위해 용기와 헌신으로 여러분과 끝까지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당원 게시판 사건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제명’ 조치를 ‘조작’과 ‘정치보복’으로 규정했다. 보수 지지층에게 자신이 부당한 징계의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전 대표는 “저에 대한 징계는 명백한 조작이자 정치 보복”이라며 “계엄을 극복하고 민주당 정권의 폭주를 제어할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 이런 정치 보복의 장면이 펼쳐지는 것을 보고 우리 당에 대한 마음을 거두시는 분들이 많아질 것 같아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의 사과를 두고 국민의힘 친한(친한동훈)계와 현재 당 주류인 당권파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당무감사와 윤리위 징계 과정에 상상하기도 힘든 불법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이런 용기를 내 주신 한동훈 전 대표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오늘 이 결단이 당을 정상화하는데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반면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역대 최악의 사과를 빙자한 서초동 금쪽이 투정문”이라며 “무엇을 잘못했는지, 어디까지 인정하는지 중요한 내용은 하나도 없다”고 혹평했다.
장 부원장은 “또 조작이나 보복 운운하며 당 공식기구를 모욕한다”라며 “여론이 불리하니 사과하는 척은 해야겠고, 잘못을 인정하기는 싫고, 그야말로 금쪽이 같은 모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