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강경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확산되자, 이를 진압하기 위해 ‘내란법(Insurrection Act)’을 발동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백악관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네소타의 부패한 정치인들이 법을 지키며 임무를 수행하는 ICE의 애국자들을 공격하는 전문 선동가들과 내란 세력을 막지 않는다면, 과거 여러 대통령이 사용했던 내란법을 발동해 한때 위대했던 그 주(州)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욕을 신속히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ICE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를 중심으로 강경 단속을 이어가고 있다. 미네소타 주지사와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모두 민주당 소속으로, 연방 정부와 지방 정부 간 갈등 양상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미국 내란법은 미국 영토 내에서 폭동이나 반란이 발생할 경우,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할 수 있도록 한 강력한 비상 권한이다. 이 법이 발동되면 대통령은 주 정부의 요청에 따라 주 방위군을 연방화하고, 연방군(육·해·공군, 해병대)을 국내에 투입할 수 있다.
또한 상황이 극도로 혼란해 정상적 법 집행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주지사의 동의 없이도 주 방위군을 연방 통제 하에 전환해, 연방법 집행을 방해하는 세력을 군사력으로 통제할 수 있다.
내란법의 발동 요건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제251조는 주 의회나 주지사가 반란 진압을 위해 연방 지원을 요청하는 경우, 제252조는 폭동이나 반란으로 인해 해당 주에서 연방법 집행이 불가능한 경우, 제253조는 연방법 위반이나 국내 폭력으로 사법 절차가 마비된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제252조와 제253조는 주 의회나 주지사의 요청 없이도 대통령이 군을 배치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다만 법 조문 어디에도 ‘반란’, ‘내란’, ‘국내 폭력’ 등 핵심 개념이 명확히 정의돼 있지 않다는 점은 오래전부터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에 구체적인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재량이 지나치게 넓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연방대법원 역시 초기 판례에서 내란법 발동 여부는 전적으로 대통령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본 바 있다. 다만 대통령의 판단이 명백히 자의적이거나 합리성을 벗어난 경우에는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한편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지난 7일 백인 여성 르네 니콜 굿(37)이 ICE 요원의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 이후 항의 시위가 더욱 격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위 현장에서 확성기를 사용해 구호를 외치던 한 남성은 연방 요원이 발사한 후추탄을 얼굴에 맞아 왼쪽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영상이 확산되며 과잉 진압 논란이 불거지자, 미 국토안보부는 “폭도들의 난동에 대응한 정당한 공무집행이었다”며 진압 과정의 적법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