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비위 의혹으로 사퇴한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대신할 새 원내사령탑으로 3선 한병도 의원을 선택했다. 신임 한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계’ 인사로 꼽히지만 당내에서는 계파색이 옅고 합리적인 ‘소통형 정치인’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우상호 정무수석과 만난 뒤 웃음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전임자인 김병기 전 원내대표는 국정원 출신으로 조직 운영 및 정보 분석에 대한 강점을 내세우며 ‘최종병기’라 불려왔다. 민주당은 전혀 다른 스타일의 한 의원을 원내사령탑으로 내세운 셈이다.
한 원내대표는 정무수석,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지내며 야당과 협상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강경파인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파트너를 이뤄 여당을 이끌어 가는 데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12일 원내대표에 선출된 뒤 참석한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과제 상황판을 가동하고 당정청 24시간 핫라인을 가동하겠다”라며 “쟁점은 사전 조율하고, 의사일정과 입법 일정은 미리 계산해서 책임을 명확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정 관리가 정확하면 민생 성과도 속도전으로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라며 “민주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이재명 정부를 흔들림 없이 뒷받침하고 국민께 약속한 변화를 반드시 성과로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정·청(여당·정부·청와대) 사이에 소통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논의 단계와 추진 계획을 명확히 함으로써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몇 차례 나타났던 ‘당정 엇박자’를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원내지도부 첫 인사로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를 지낼 때 비서실장을 지냈던 천준호 의원을 원내운영수석에 임명했다. 원내운영수석은 야당과의 협상 실무를 맡는 직책으로 원내지도부를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한 인사로 평가된다.
한 원내대표가 천 의원을 원내운영수석에 임명한 이유로 이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역임한 만큼 대통령의 의중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꼽았다. 당·정·청 사이의 ‘소통’을 강조하는 한 원내대표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당·청 엇박자 없다' '모두가 친명이다' 등 이재명 정부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원팀 원보이스를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한 원내대표는 1967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났다. 원광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지낸 학생운동권 출신 정치인으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에서 활동했고 민주화운동 주도 혐의로 수감 생활을 했다.
한 원내대표는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이른바 ‘탄돌이’로 국회에 입성했으나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그 사이 2017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거쳐 정무수석을 지냈다. 온건하고 겸손한 성품으로 여당 의원들은 물론 야당 의원들과도 소통이 원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무수석을 지낼 때 뿐 아니라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위원장 등으로 활동할 때에도 원만한 소통을 이어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회 예결위원장으로서 여야가 지난해 연말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던 국면에서도 합리적 의사진행과 원활한 소통으로 이재명 정부의 첫 예산안을 법정시한 내 처리했다.
이기인 개혁신당 사무총장은 12일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한 원내대표 선출을 두고 “합리적 온건파로 평가받는 분인데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는 달리 전투형 리더십보다 관리형 리더십을 뽑아서 이 당내에 어떤 혼란과 갈등을 빨리 수습하겠다는 정무적인 판단이 주요하게 작용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