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명의도용과 대포폰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개통할 때 ‘안면 인증’으로 본인이 맞는지 한 번 더 확인하는 절차를 도입하는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정책 재검토를 주장하고 나섰다. 휴대폰이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자는 목적과 국민의 초상권 침해라는 반대 주장이 부딪히는 모양새다.
서울의 한 휴대폰 대리점 ⓒ뉴스1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23일부터 휴대폰 개설 시 안면 인식을 의무화한다”며 “개별 동의 없이 국민의 초상권을 함부로 침범해서는 안 된다. 특히 최근 시중은행의 ATM 안면 인식 결제시스템도 허접한 사진 한 장에 뚫렸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이어 “해킹으로 개인 정보 털리는 통신사들을 어떻게 믿고 얼굴 정보를 제공하나?”며 “외국인등록증으로 휴대폰 개설 시에는 아무 규제도 받지 않는데 거꾸로 가는 정책이다. 얼굴 인증 의무제를 당장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는 19일 보이스피싱 등 금융 사기 범죄에 악용되는 대포폰 근절을 목적으로 오는 23일부터 통신 3사와 알뜰폰 사업자가 휴대전화를 대면 또는 비대면 방식으로 개통할 때 안면 인증을 추가로 시범 적용한다고 밝혔다. 과기부는 이번 시범 적용 뒤 이르면 내년 3월부터는 휴대전화 개통 전에 안면 인증을 전면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현재는 이용자가 휴대폰을 개통할 때 제시하는 신분증으로 본인임을 확인하지만 신분증의 얼굴 사진과 신분증을 제시한 사람의 실제 얼굴이 같은지 실시간으로 대조하는 생체 인증을 추가하는 것이다. 과기부는 이 절차를 통해 신분증 위조나 명의대여 등의 방법으로 대포폰 개통이 차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기부는 신분증의 얼굴 사진과 신분증 소지자가 같은 사람인지 확인되면 결과값(Y·N)만 저장·관리하고, 인증에 사용된 생체정보 등은 촬영한 휴대전화나 패스앱 또는 관리 시스템에 보관·저장되지 않기 때문에 개인정보유출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휴대폰을 범죄에 활용하기 위해 대포폰을 개통하는 사람들에게 안면 인증은 큰 부담이 아니며 민감한 생체정보를 정부가 수집할 가능성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21일 논평을 통해 “범죄를 목적으로 한 이들에게 안면인식은 넘지 못할 장벽이 아니다. 범죄에 악용하려면 안면인식까지 거친 대포폰을 개통하면 그만”이라며 “더 큰 문제는 국가와 민간의 보안 역량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그런데도 정부는 안면인식이라는 민감한 생체 정보 수집을 강행하고 있다”며 “이후 (안면 인식 정보가) 범죄단체나 적대 국가에 노출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그 피해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