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이 더불어민주당까지 번지면서 내년 지방선거의 승부처로 꼽히는 부산시장 선거판도 흔들리고 있다. 민주당은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던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장관직까지 사퇴하면서 유력 후보를 잃을까 걱정이 크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뒤 공항을 나가고 있다. ⓒ뉴스1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11일 목요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취재진과 만나 “허위 사실에 근거한 것이지만 해수부가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장관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 장관은 윤재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김건희 특검 조사 과정에서 진술한 금품제공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 측근이 2018년~2020년 사이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전 장관에게 현금 3~4천만 원과 명품 시계 2점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장관은 장관직 사퇴가 의혹을 일부 인정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인정의 소지가 있을까봐 고민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더 책임 있게 당당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사의를 표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으로서는 당장 내년 부산시장 선거 구도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 장관은 여권 내에서 현직 박형준 부산시장과 대항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 1순위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10월16일 발표한 차기 부산시장 여론조사에서 여권 후보들 가운데 전 장관만이 박형준 부산시장과 1:1대결에서 오차범위 안(전재수 40.1% 박형준 39.4%) 접전을 기록했다.
이재성 전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최인호, 박재호 전 민주당 의원 등도 부산시장 출마가 거론되지만 전 장관과 비교해 정치적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김영춘 전 해수부 장관의 부산시장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2021년 정계은퇴 의사를 밝히고 떠난 만큼 출마 여부는 불투명하다.
또한 전 장관이 직접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북극항로 정책을 주도하며 이재명 정부가 부산 지역을 발전시킬 것이란 기대감을 높이고 있었다는 점도 이번 사퇴가 악재일 수밖에 없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11일 YTN뉴스 나우에서 전 장관의 사퇴를 두고 “부산의 유일한 민주당 국회의원으로서 매우 성실하고 또 사람들에게 겸손해서 평가가 좋았다”라며 “해수부 장관을 맡아서 부산을 글로벌 해양도시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일을 해왔는데 부산 시민들 입장에서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전 장관이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명확히 해명함으로써 굴레에서 벗어난다면 부산시장에 도전할 수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면 오히려 전 장관이 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할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바라봤다.
결국 전 장관의 결백 입증 여부, 경찰 수사의 공정성, 그리고 민주당의 향후 전략에 따라 부산시장 선거의 판세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0월13일과 14일 부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