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검에 꾸려진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 합동수사단’(합수단)은 9일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에 대해 세관 직원들이 마약밀수 범행을 도운 사실이 없다고 판단해 ‘혐의없음’ 처분했다”고 밝혔다.
백해룡 경정이 지난 10월16일 서울 동부지검 마약 외압 수사 합수팀에 파견 지시를 받고 출근하고 있다. ⓒ뉴스1
합수단은 경찰청·관세청 지휘부가 서울 영등포경찰서의 마약밀수 사건에 수사 외압을 행사하였다는 의혹을 놓고도 “수사 결과 대통령실의 개입이나 관련자들의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아 전원 혐의없음 처분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합수단은 세관 직원들이 마약 밀수 범죄를 도왔다는 혐의를 두고 밀수범들의 관련 진술이 계속 바뀌다가 결국 세관 직원의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찰 조사 결과 말레이시아 운반책들은 2023년 9월 경찰 조사 당시 말레이시아어로 “허위 진술을 하자”고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운반책들은 조사 현장에 중국어 통역인만 있다는 점을 악용해 경찰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레이시아어로 “네가 어떤 줄에 서있었는지 얘기하지 마”라며 “솔직하게 말하지 말고 나 따라서 이쪽으로 나갔다고 해”라고 진술을 조작했다.
또 경찰 조사 과정에서는 운반책들 가운데 한 명이 2024년 3월쯤 다른 밀수범에게 보낸 편지에 세관 직원에 관해 허위로 진술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운반책이 쓴 편지에는 “경찰 조사에서 세관 관련해서 이미 기억이 안 난다고 말을 했는데, 경찰관이 이미 진술한 내용이 있어서 진술을 바꿀 수 없다고 해서 세관 직원들이 연루되어 있다고 진술했다”고 적혀있었다.
검찰은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서도 밀수범들의 허위 진술에 근거해 개시된 수사로 세관 직원이 관여되지도 않았고, 경찰과 관세청 지휘부가 서울 영등포경찰서 사건에 외압을 행사할 동기나 이유가 없었으며 실제 영등포서는 별다른 제약 없이 수사를 진행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대통령실 개입이나 관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피의자들의 주거지·사무실, 경찰청(본청)·서울청, 인천세관 등 30곳에 대한 압수수색, 피의자들의 휴대전화(총 46대) 포렌식 수사, 이메일·폴넷(메신저), 통화내역 분석 등을 실시했다. 합수단은 이와 관련해 “피의자들이 대통령실 관련자와 연락한 내역 자체가 없었다”라고 밝혔다.
브리핑 연기 및 보도자료 수정 지시도 적법한 업무지시라고 판단했다. 경찰 공보규칙 상 수사사건은 원칙적으로 공개가 금지된 데다 공보책임자가 수사사건 등을 공보하는 경우 미리 상급기관의 수사부서장 및 홍보부서장에게 공보 내용과 대상을 보고해야 한다.
2023년 9월20일경 메시지. ⓒ서울동부지검
합수단은 “관련자들의 카카오톡·문자메시지 내역, 통화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2023년 9월20일경에는 공보책임자 백해룡이 공보규칙 상 필요한 서울청 수사부장 및 경찰청 국수본 마약계에 대한 사전보고 이행을 완료하지 않은 상태였던 사실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합수단은 “세관 직원의 마약밀수 범행 관여 여부와 경찰·관세청 지휘부의 직권남용에 관해선 수사종결하되, 이와 관련이 없는 검찰의 사건 무마·은폐 의혹과 김건희 일가의 마약밀수 의혹 등에 대해선 계속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합수단은 마약을 밀수한 범죄단체 조직원 6명과 한국인 국내 유통책 2명은 범죄단체활동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다.
합수단이 이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지만 애초 관련 의혹을 제기했던 백해룡 경정이 수긍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백 경정은 합수단의 수사결과가 나온 뒤 언론에 보도자료를 따로 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