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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혐오 발언을 처벌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교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나치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고, 부족하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왕진 페이스북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왕진 페이스북

민주당은 극우 세력을 중심으로 혐오발언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판단 아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옥외광고물법,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조국혁신당 야 4당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9일 화요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모두발언을 통해 민주당이 추진 중인 필리버스터 제한법, 옥외광고물법, 집시법, 정보통신망법 등 개정을 두고 “소수정당은 물론 지난 겨울 광장을 지킨 시민사회가 여러 우려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며 “입법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당사자이자, 민주당이 포괄하지 못하는 다양한 국민을 대변하는 소수 정당과 광장시민연합의 의견은 반드시 비중 있게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논의를 통해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명의의 대안을 마련한 집시법 개정안은  지난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를 통과했다. 이번 집시법 개정안은 집회·시위 금지장소에 대통령의 집무실과 전직 대통령의 사저 앞을 추가하는 것이 뼈대로 한다.

서울 용산의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과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위치한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인근이 집회로 피해를 보자 여야는 대통령실과 전직 대통령 사저를 집회 금지 구역에 포함하는 데 합의했다. 

이미 법원은 각종 판례를 통해 집회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집시법이 해석해 왓다. 그럼에도 법 개정을 통해 금지 범위를 넓히는 것은 오히려 ‘개악’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헌법재판소는 특정 장소를 ‘절대적 집회 금지 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며 제한적인 해석을 유지해왔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에 처리된 집시법 개악안은 ‘예외적 허용규정’조차 없이 대통령 집무실과 전직 대통령 사저 100m 내의 집회시위를 원천 금지했다”며 “정권의 편의와 특정인 보호를 위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발상이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헌법정신을 수호할 책임을 망각하고 이해관계에만 매달리니 이런 개정안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왼쪽 네 번째)과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왼쪽 세 번째)이 2일 국회 소통관에서 시민단체와 함께 집시법 개정안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용혜인 페이스북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왼쪽 네 번째)과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왼쪽 세 번째)이 2일 국회 소통관에서 시민단체와 함께 집시법 개정안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용혜인 페이스북

참여연대도 지난 5일 발표한 성명에서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또 국회 앞에 모여 민주주의를 지켜낸 수많은 시민의 믿음을 배신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당 현수막을 옥외광고물법 적용 대상에 추가하는 옥외광고물법 개정안도 좀 더 정교한 입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혐오·비방성 표현이 담긴 현수막을 규제해야 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은 정당 현수막은 읍·면·동별 2개 이내로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 등 규제를 받지 않고 설치할 수 있다는 현행 옥외광고물법 제8조 1항의 8호를 삭제함으로써 정당 현수막이 지방자치단체의 규제를 받도록 했다. 이러한 개정은 혐오·차별 내용의 현수막을 전반적으로 막는 효과보다는 지자체장 소속 정당이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현수막 규제가 달라지게 되는 효과를 낳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은 정당 현수막이 준수해야 할 내용에 대한 규제 요건만 신설해도 혐오 현수막을 규제할 수 있는데 혐오 현수막을 규제하려고 정당 현수막 자유를 봉쇄하는 것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주장한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최고위원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소수 정당의 정치적 표현을 위축시키고 지자체장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철거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허위조작정보를 근절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숙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개정안은 허위조작정보임을 알면서 타인을 해할 의도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손해를 가한 경우 많게는 5배까지 배상하도록 만드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그러나 법안에서 규정하는 '허위조작정보'의 개념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모호해 자의적인 판단으로 게시물 삭제와 규제가 남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허위’나 ‘조작’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표현을 사전검열하는 효과를 가져와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 대상을 '고의로 허위 조작 정보를 유통해 손해를 가한 자'로 명확히 규정하고, 징벌적 손해 배상 규정을 두되 권력자 등 공인에 대한 청구는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정보통신망 개정안을 대안으로 대표발의했다. 이 의원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심사하는 국회 과방위 소위원회 의결을 위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이처럼 민주당이 ‘정교함’이 떨어지는 개정안을 계속 내놓은 것은 다른 소수 정당이나 시민사회와 숙의 과정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최고위원은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민주당의 법안은 사회적 논의와 숙의 없이 추진돼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표현의 자유를 위협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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