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청 국정감사가 열렸다. 이날 국감에서는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두고 진실 공방을 벌여왔던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만남이 이뤄졌다. 두 사람이 공식 석상에서 대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후 3시쯤 국감장에 들어선 오세훈 시장은 증인으로 먼저 입장한 명태균 씨 쪽에 시선을 주지 않고 자리에 앉았다.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태균 씨가 실소유한 미래한국연구소로부터 13차례 비공표 여론조사를 받아 보고,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 씨가 비용 3,300만 원을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오세훈 시장은 출석에 앞서 진행된 국감 과정에서 “명태균 씨는 거짓에 능한 사람”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반면 이날 오후 1시 51분쯤 시청 본관 로비에 도착한 명태균 씨는 “오세훈이 거짓말쟁이인지, 내가 거짓말쟁이인지 오늘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오는 11월 8일 김건희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에서 오세훈 시장과 대질조사를 받는다고 알린 명 씨는 “오늘은 오세훈한테 빚 받으러 온 것”이라며 “빚을 청산 안 해주면 그 새X가 거짓말쟁이다”라고 덧붙였다.
국감장에서 명태균 씨는 오세훈 시장의 의혹에 대한 증언을 쏟아냈다. 관련 경위에 대한 질문에 “시장에 당선되면 아파트를 사준다고 했다”라고 말문을 틔운 명태균 씨는 “집에서 출발할 때 집사람이 ‘오세훈한테 아파트 키를 받아와라’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어떤 부분 때문에 오세훈 시장을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하나”라는 물음에는 “저는 교도소에 구속돼 있었다. 그래서 TV, 인터넷, 휴대폰을 할 수가 없는데 오세훈 시장이 저를 고발했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명태균 씨는 “저는 지금도 오세훈 시장이나 홍준표를 고발한 적이 없다. 같이 일을 하며 도왔는데 무슨 고발을 하냐, 쪼잔하게”라면서 “오세훈 시장이 ‘여태껏 2번 만났다’, ‘아니다’, ‘내쫓았다’, ‘캠프에 어떻다’, 그러는데 다 거짓말 아니냐”라고 분노했다.
국감장에서 만난 ‘정치 브로커’ 명태균과 서울시장 오세훈. ⓒ뉴스1
오세훈 시장과 7차례 만났다고 주장해 온 명태균 씨는 이날도 자신의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세훈 시장을 향해 7번 만난 게 맞냐고 물었고, 오 시장은 “제가 원했던 건 대질신문이었다”라며 입을 뗐다. 오세훈 시장이 “특검이 요청을 받아들여 11월 8일에 드디어 대질신문을 하게 된다. 명태균 씨도 마찬가지겠지만 저도 이 자리에서 사실관계를 말하게 되면, 제 밑천을 여기서 말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라고 하자 말을 끊은 명 씨는 “아니 두 번 만났다는데 뭐 할 얘기가 많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감 중 “오세훈 시장과 7번 만났다고 하는데 김영선 전 의원과 동석한 게 몇 번인가”라는 질의를 받은 명태균 씨는 ‘마포 청국장집’ 제외 6번 모두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동석했다고 답변했다. 명태균 씨는 “여론조사 관련 수사가 진행되자 김영선 의원이 ‘내가 내 손으로 오세훈이를 잡아넣는구나’ 하며 울었다”라고도 했다.
‘연애편지’ 폭로도 화제가 됐다. “이런 얘기 해도 될까”라며 운을 뗀 명태균 씨는 “김영선이 이분한테 계속 문자를 보냈는데 거기 연애편지가 나온다”라는 주장을 펼쳤다. 명 씨는 “검사가 그걸 보고 이게 내용이 뭐냐고 물어본다. 그 ‘올드미스’가 그렇게 사모해서 오세훈을 만들려고 그렇게 도와줬는데”라며 분개했다.
국감 내내 명태균 씨를 외면하고 침묵을 지키던 오세훈 시장은 연애편지 발언에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명태균 씨가 “김영선 의원이 매일 뭘 보냈는지 얘기해 보라”라고 하자 처음으로 고개를 돌려 명 씨를 보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김영선 전 의원이 2021년 오세훈 당시 후보에게 보냈다는 문자는 검찰 포렌식 과정에서 밝혀졌는데, 오 후보가 명태균 씨를 만나 주지 않자 여러 문학적 시구를 인용해 ‘명태균을 꼭 만나 달라’라는 호소성 문자였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세훈 시장이 증인 앞에서 운 적이 있나”라고 질문하자 “있다”라고 대답한 명태균 씨는 “송셰프에서도 울었다”라고 첨언했다. 명태균 씨는 또 “2021년 1월 22일에 장복터널을 지나고 있는데 오세훈 시장이 울면서 전화를 했다. 당시 운전자는 김태열이었다”라며 “전화를 걸어와서는 ‘나경원이 이기는 걸로 여론조사가 나오는데 나경원을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했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