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일 국가유산청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인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김건희 씨는 지난해 9월 3일 종료 망묘루에서 차담회를 열기 전 영녕전을 찾았다. 이날 김건희 씨는 외국인 2명, 통역사 1명과 함께 영녕전 건물과 내부 신실 등을 둘러봤다. 이 자리에는 이재필 궁능유적본부장도 있었다.
종묘가 문을 닫는 화요일에 이곳을 찾은 김건희 씨 일행은 정문인 외대문이 아닌 영녕전 부근 소방문으로 입장해 5분 정도 머물렀다. 영녕전 일대에 머무르는 동안 신실 1칸을 개방한 사실도 드러났다. 궁능유적본부는 이와 관련해 “당시 참석한 사람 중 신실 내부로 들어간 사람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전했다. 신실 문 바깥에서 내부를 관람한 것으로 보인다.
신실은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神主·죽은 사람의 위패)를 모시는 공간으로, ‘신성한 공간’으로 여겨진다. 신실 안쪽에는 왕과 왕비의 신주를 봉안한 신주장이 있으며 양옆으로는 의례용 상징물인 어보, 어책을 보관 중인 보장 및 책장이 배치돼 있다. 앞쪽 공간에서는 제사를 지내는데, 영녕전 신실은 매해 5월 첫째 주 일요일과 11월 첫째 주 토요일에 봉행하는 대제(大祭)가 있을 때만 문이 열린다.
경복궁에서 찻상, 창덕궁에서 의자까지 빌려 와 차담회를 연 김건희. ⓒ유튜브 채널 ‘JTBC News’
누가 신실을 개방하라고 지시했는지 묻자 궁능유적본부는 “문화체육비서관실에서 영녕전 내부를 볼 수 있도록 신실 1칸을 개방할 것을 지시해 개방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차담회 하루 전인 2024년 9월 2일 오전 8시부터 종묘 일대에서 사전 답사를 진행한 문화체육비서관실은 김건희 씨가 영녕전을 거쳐 망묘루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동선을 짰다는 전언.
평소 신실을 보기 어려운 만큼,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5월 향대청을 개편하고 태조 신실을 재현한 공간을 상시로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김건희 씨는 ‘굳이’ 신실을 열었다. 특히 종묘관리소 측은 김건희 씨 일행이 방문하기 전에 영녕전 신실과 주변을 청소하기도 했다.
한편 김건희 씨와 함께 종묘를 방문한 외국인 동행자는 유명 화가 마크 로스코(1903∼1970)의 가족이다. 이들의 차담회에는 경복궁 찻상, 창덕궁 의자까지 동원됐고, 차담회가 진행된 30분가량 동안 종묘 안에 설치된 CCTV 카메라 여덟 대의 녹화는 일시 중단됐다. 또 당시 종묘관리소 관계자들도 접근이 금지돼 현장에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