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훈 주스페인 대한민국대사(왼쪽)가 2021년 도쿄올림픽 태권도 은메달리스트 아드리아나 세레소 이글레시아스가 훈련하는 스페인 태권도장을 방문해 한국어로 ‘훈련은 열심히, 꿈은 크게’라는 문구가 적힌 검은띠를 선물하고 있다. ⓒ주스페인대한민국대사관 제공
2024 파리올림픽 여자 체조 예선이 열린 지난 28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베르시 경기장에선 한국 보이그룹 스트레이 키즈의 ‘특’, ‘매니악’, ‘락’이 잇달아 흘러나왔다. 빠른 템포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듯 각종 동작을 선보인 이는 멕시코를 대표하는 체조 선수 알렉사 모레노(29).
모레노는 비록 예선 통과에 실패했지만, 스트레이 키즈 멤버인 현진이 ‘파리올림픽에 스키즈(스트레이 키즈) 노래가 나온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 “진짜 영광, 너무 아름다우셨어”라고 답하는 모습을 자신의 엑스(X)에 올릴 수 있었다.
모레노는 지난해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도마 금메달과 여자 마루 동메달을 딴 뒤에도 케이팝에 대한 사랑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모레노는 엑스에 “이번에 메달을 따서 너무 기쁘다. 하지만 아직 스트레이 키즈에게 인사를 받지 못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에스엔에스(SNS)에 자신이 스트레이 키즈 등 케이팝을 들으며 훈련하는 모습을 몇차례 올리기도 했다. 모레노로서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오랜 꿈 중 한가지는 이룬 셈이다.
스트레이 키즈 팬들이 알렉사 모레노의 체조 경기 영상을 에스엔에스에 공유하고 있다. ⓒ엑스 갈무리
한국 문화가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이제 올림픽에서 케이팝 등을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방송에 나오지 않는 훈련 시간에도 케이팝이 흘러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는 한글로 타투를 한 이탈리아 체조 선수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탈리아 엘리사 이오리오(21)의 등에는 ‘당신 자신을 사랑하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방탄소년단(BTS)의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로고가 타투로 그려져 있었다. 이오리오는 실제 자신의 에스엔에스에 방탄소년단 관련 사진 등을 올리기도 했다.
8월7일부터 시작될 태권도 경기에서는 더 많은 한글을 볼 가능성도 있다. 2021년 도쿄올림픽 때 태권도 여자 49㎏에서 은메달을 땄던 스페인 아드리아나 세레소 이글레시아스(20)는 당시 ‘기차 하드, 꿈 큰’이라는 엉뚱한 문구가 적힌 검은띠를 하고 나와 화제를 모았다. 번역기를 통해 ‘훈련 열심히, 꿈은 크게’(Train hard, Dream big)를 번역했는데, 훈련 대신 같은 철자를 가진 기차로 번역되면서 생긴 일이었다.
대회 뒤 이글레시아스는 주스페인대한민국대사관으로부터 ‘훈련은 열심히, 꿈은 크게!’라는 문구가 적힌 검은띠를 선물받았다. 이글레시아스 역시 이번 파리올림픽에 출전한다.
28일(현지시각) 2024 파리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단체전 예선에 출전한 이탈리아 선수 엘리사 이오리오의 등에 한글로 된 문신이 새겨져 있다. ⓒ엑스 갈무리
한편 높아진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파리에 설치된 코리아하우스도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코리아하우스는 개장 2일째인 27일 기준 5400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았다. 과거 코리아하우스는 인터뷰 장소나 선수들끼리 교류하는 곳 정도로 활용됐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현지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는 단체응원전이나 한국 음식·문화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이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