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프포스트코리아

  • 뉴스 & 이슈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 U.S.
  • U.K.
  • España
  • France
  • Ελλάδα (Greece)
  • Italia
  • 日本 (Japan)
  • 뉴스 & 이슈
    • 전체
    • 정치
    • 사회
    • 환경
    • 기타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북한 사람들이 연애하는 법

NK News는 가깝고도 먼 곳인 북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도록 매주 북한 사람에게 한 가지씩 질문을 던집니다. 이번 주에는 방콕에 사는 다렌이 '북한 사람들의 연애'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 * *

사랑은 인류의 가장 보편적인 감정입니다. 북한 사람들이 어렵게 살고 있다고 해서 연애할 시간이 없는 건 아니죠. 그렇기에 북한 사람들이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에 놀라서는 안 될 겁니다.

제가 북한에 살던 시절, 우리는 그 어느 나라에도 여행을 갈 수 없었고 표현의 자유 역시 누리지 못했어요. 정부는 이 모든 기본적인 권리를 박탈할 수 있었지만 사랑만큼은 막지 못했습니다.

제가 20대를 보내는 동안 북한 사회는 많은 극적인 변화를 겪었습니다. 기근에 이은 경제 파탄 때문에 국경에는 더 많은 구멍이 생겨났고 서구 문화가 유입되었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정권의 바람과는 달리 북한의 청년들은 연애에 대해 너무나도 보수적인 과거의 규범을 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북한 정권은 사람들이 자신의 연인을 '혁명 동지'로 바라보길 바라지만 우리에게 그다지 와닿지 않는 개념입니다. 억압적인 상황 아래에서 우리는 이 개념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연기할 뿐입니다.

사랑과 성에 대한 북한의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규범은 역시나 보수적인 기독교적 가치에 기반한 서구의 데이트 문화와도 완전히 다릅니다. 이러한 가치관은 우리가 정의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것이기에 우리는 그저 이 개념을 억지로 수용할 뿐입니다.

그렇다면 북한에서는 어떻게 연애 상대를 만날까요? 이는 연애에 관심을 가지는 나이가 언제인지에 따라 크게 다릅니다.

저는 영원히 잊고 싶지 않은 저의 십대 시절의 기억들을 아름답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비록 그때 이후로 저는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사람이 되었지만, 당시에 저는 제 첫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그녀에게 헌신하겠다고 마음먹었을 정도로 순수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녀는 저와 같은 학교에 다니던, 저보다 약간 어린 친구였습니다. 그 친구의 부모님은 저희 부모님과 가까운 사이였고, 그 친구 역시 제 여동생과 친구 사이였습니다. 하지만 좋았던 저희의 사이는 그녀가 입대하면서 끝났고, 저는 혼자 남겨졌습니다.

저는 함께 아는 친구를 통해 두 번째 여자친구를 만났습니다. 놀랍게도, 그녀가 먼저 저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습니다. 저는 그때의 선택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으며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었습니다.

지독히도 감성적이었던 고등학교 시절, 저와 친구들은 밖이 완전히 깜깜해진 후에야 공원으로 데이트를 나갔습니다. 당시 고등학생은 공개된 장소에서 데이트를 할 수 없었습니다. 학생들이 낮 시간 동안 강이나 공원에서 데이트를 한다면 장담하건대 어른들의 눈초리를 피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밤 늦은 시간에 나무로 가려진 공간이나 아파트 지하, 혹은 생일파티와 같은 친구들의 무리 속에서 몰래 만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비밀연애를 할 이유는 줄어들었습니다. 이 나이에 이르면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든 상관하지 않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극장, 공원, 그리고 심지어는 김정일 동상이 있는 광장의 벤치에 앉아서도 데이트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평양에 살았을 적, 여자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는 사교모임이었습니다. 북한에서는 휴일이면 인민들과 젊은이들을 위한 사교모임이 개최됩니다. 큰 모임과 댄스파티가 김일성 광장을 포함한 곳곳에서 열립니다. 젊은이들은 댄스파티에 가기 위해 옷을 차려입고, 언제나 그렇듯 즐겁고 신나게 이 행사들을 즐깁니다. 예상할 수 있듯이 이곳이 바로 젊은 남자와 여자가 만나는 곳입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발견한 남자는 여자에게 함께 춤을 추자고 말을 건네겠죠.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그는 그녀의 연락처나 일하는 곳을 물어볼 것입니다. 만일 그녀도 그 남자가 마음에 들었고, 그녀 역시 애인이 없다면 연락처를 줄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북한에 살았을 당시 20대들이 연애를 시작하던 모습입니다.

하지만 많은 남성들에게 북한의 엄청나게 긴 군 복무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군 복무 때문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10년 간 연애를 할 수 없게 됩니다. 이 기간 동안 여성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제대 이후인 20대 후반에 이르면 소위 '맞선'과 비슷한 만남이 나타납니다.

종종 친척들이 인맥을 이용해 만남을 주선합니다. 북한 사람들은 이런 '맞선'에서 누군가를 만난 것을 진지하게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군 복무 이후 많은 남성들은 부모가 짝지어준 여성과 결혼합니다. 북한의 남편들이 퉁명스럽고 자상하지 않은 이유가 아마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한 걸음 물러서 북한 사회의 현실을 관찰한다면, 북한 사람들 역시 세상 어느 곳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 역시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부모님을 존경하는, 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살아갑니다.

문제는 북한 사회 속의 잔혹함입니다. 하지만 그 너머에 존재하는 북한 사람들의 생활 방식은 당신과 그리 다르지도 않고 특이하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고립에서 비롯되는 보수적인 가치들은 현대의 다른 사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입니다. 북한에서도 그 둘이 실제로 연애 중일지라도 서로를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라고 규정하는 것이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 둘이 서로를 친구로 생각한다면 그저 친구일 뿐이고, 그 둘이 서로를 연인으로 생각한다면 연인이겠지요.

당신이 북한을 들여다보는 창은 작을 뿐더러 모든 것을 보여주지 못합니다. 하지만 북한 사람들이 사는 방식도 당신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그들이 모르는 유일한 것은 자유와 인권입니다.

* * *

질문이 있나요? ask@nknews.org로 당신의 이름과 사는 도시, 그리고 질문을 적어 보내주세요. 최고의 질문을 채택하여 답해드립니다.

* 이 글을 쓴 강지민은 2005년에 평양을 떠난 20대 후반의 남성입니다. 이 글은 Elizabeth Jae와 최하영이 번역했습니다. 메인 사진은 Roman Harak의 소유입니다.

** 이 글은 NK News 한국어판에 게재된 글입니다.

연재기사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

인기기사

  • 1 갑작스럽게 터진 리그오브레전드 Gen.G소속 '룰러' 탈세 논란 : 팬들을 충격에 빠뜨린 스타 프로게이머들
  • 2 SK하이닉스 주주 전원주 건강히 잘 지내는 줄 알았는데… : 매니저가 공개한 근황에 가슴 쿵 내려앉았다
  • 3 가족 논란 뒤로하고 복귀한 이휘재 “이제 아이들도 정확히 안다”며 전한 쌍둥이 반응 : 시선을 강탈하는 근황이다
  • 4 '아들 불륜' 폭로에 여론 악화 : 홍서범·조갑경 부부가 전 며느리에게 뭔가 보냈다
  • 5 장기기증으로 4명 살리고 세상 떠난 김창민 영화감독의 사인이 밝혀졌다 : 아들과 외식 중 일어난 참혹한 일
  • 6 미국-이란 전쟁 '이제는 핵, 미사일, 정권교체 아니다' : 결국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하나 남았다
  • 7 흑백요리사로 얼굴 알린 '중식 여신' 박은영 셰프가 결혼소식을 알렸다 : 예비신랑 직업은...?
  • 8 19년 무료였던 국립중앙박물관, 내년부터 입장료 받고 ‘이곳’ 요금까지 오르는 진짜 이유 : “다른 나라는 얼마길래…”
  • 9 대구 신천 ‘캐리어 시신’ 사건의 전말이 알려졌다 : 딸과 사위가 경찰에 체포됐다
  • 10 광화문광장에 7m 거대 조형물 '받들어총' 23개 설치, 오세훈의 사업이 4월 완료된다

허프생각

팝콘브레인의 시대 '붉은사막'이 던진 느림의 미학 : 망막을 채운 경이, 마음 채우지 못한 서사의 빈곤
팝콘브레인의 시대 '붉은사막'이 던진 느림의 미학 : 망막을 채운 경이, 마음 채우지 못한 서사의 빈곤

세계의 풍요 속 서사의 빈곤

허프 사람&말

K-판타지 전설 이영도 재평가 : 30개국 번역에 프랑스 최고 권위 판타지 문학상 후보 올라
K-판타지 전설 이영도 재평가 : 30개국 번역에 프랑스 최고 권위 판타지 문학상 후보 올라

K-판타지 전성시대 열리나

최신기사

  • 한미약품 황상연 새 대표의 경쟁력은 '30년 한미약품 분석'? 리더십 불신 여전하고 4자연합도 균열 조짐만
    씨저널&경제 한미약품 황상연 새 대표의 경쟁력은 '30년 한미약품 분석'? 리더십 불신 여전하고 4자연합도 균열 조짐만

    팽팽한 긴장감은 계속되고 있다

  • 국힘 '공천 아수라장' 수습 가능할까 : 이정현 사퇴, 김영환 컷오프 복귀, 주호영 컷오프도 '위험'
    뉴스&이슈 국힘 '공천 아수라장' 수습 가능할까 : 이정현 사퇴, 김영환 컷오프 복귀, 주호영 컷오프도 '위험'

    그런데 2기 공관위원장은 박덕흠

  • 화장실까지 황금으로 칠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바치는 작품들 : 24K 도금 벗겨낸 날카로운 풍자
    글로벌 화장실까지 황금으로 칠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바치는 작품들 : 24K 도금 벗겨낸 날카로운 풍자

    황금 변기도 결국 변기일 뿐이다.

  • 대구 신천 ‘캐리어 시신’ 사건의 전말이 알려졌다 : 딸과 사위가 경찰에 체포됐다
    뉴스&이슈 대구 신천 ‘캐리어 시신’ 사건의 전말이 알려졌다 : 딸과 사위가 경찰에 체포됐다

    사위가 폭력 휘두른 정황

  • [영상] 이란전쟁 장기화로 반도체 핵심 소재 수급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성장세 꺾일까
    영상 [영상] 이란전쟁 장기화로 반도체 핵심 소재 수급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성장세 꺾일까

    반도체 수급 불안에 AI 투자 지연?

  • 국힘 주호영 장동혁이 대구시장 컷오프는 이정현 고집 때문이라 설명했다
    뉴스&이슈 국힘 주호영 "장동혁이 대구시장 컷오프는 이정현 고집 때문이라 설명했다"

    책임 미루기?

  • [허프 사람&말] K-판타지 전설 이영도 재평가 : 30개국 번역에 프랑스 최고 권위 판타지 문학상 후보 올라
    라이프 [허프 사람&말] K-판타지 전설 이영도 재평가 : 30개국 번역에 프랑스 최고 권위 판타지 문학상 후보 올라

    K-판타지 전성시대 열리나

  • SK하이닉스 주주 전원주 건강히 잘 지내는 줄 알았는데… :  매니저가 공개한 근황에 가슴 쿵 내려앉았다
    엔터테인먼트 SK하이닉스 주주 전원주 건강히 잘 지내는 줄 알았는데… : 매니저가 공개한 근황에 가슴 쿵 내려앉았다

    부쩍 야윈 얼굴.

  • DL이앤씨 '표준화 설계'로 소형모듈원전 시장 선도 가능성, 플랜트 수주 축소 '중장기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씨저널&경제 DL이앤씨 '표준화 설계'로 소형모듈원전 시장 선도 가능성, 플랜트 수주 축소 '중장기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표준화 설계는 SMR 상용화 열쇠

  •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이 코웨이에 요구한 '지배구조 개선안' 핵심 안건 모두 부결됐다 : 주총은 승리했지만 과제는 남았다
    씨저널&경제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이 코웨이에 요구한 '지배구조 개선안' 핵심 안건 모두 부결됐다 : 주총은 승리했지만 과제는 남았다

    코웨이는 "우리가 알아서 할게"

  • 신문사 소개
  • 윤리강령
  • 기사심의규정
  • 오시는 길
  • 인재채용
  • 광고상품문의
  • 기사제보
  • 청소년 보호정책
  • RSS
  •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일로 39-34 서울숲더스페이스 12층 1204호

  • 대표전화 : 02-6959-9810

  • 메일 : huffkorea@gmail.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상유
  • 법인명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주식회사
  • 제호 : 허프포스트코리아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03
  • 등록일 : 2014-02-10
  • Copyright © 2025 허프포스트코리아. All rights reserved.
  • 발행·편집인 : 강석운
  • 편집국장 : 이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