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에서 패한 후 악플 테러에 시달린 가나인 유튜버 ‘가나쌍둥이’가 사과하며 소신을 밝혔다.
‘가나쌍둥이’ 동생인 이삭은 30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 어제 가나랑 대한민국 경기 잘 봤다”면서 “솔직히 가나를 열심히 응원했고, 가나가 이겼을 때 너무 설렜고 행복했다. 사실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앞서 한국은 지난 28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나와의 경기에서 2대3으로 아쉽게 패했다. 경기 직후 일부 팬들은 성적이 부진했던 선수들에게 비난을 퍼부은 건 물론, ‘가나쌍둥이’ 유튜브 채널에도 찾아와 악플을 쏟아냈다.
이들은 “너희 나라에서 살 것이지 왜 남의 나라에 왔냐” “구독 취소 하겠다” 등을 비롯한 인종 비하 댓글까지 남겼고, 결국 보다 못한 다수의 누리꾼들은 이들의 행태를 비판하며 “한국과 가나 선수들 모두 고생했고, 재미있는 경기 보여줘서 너무 감사하다” “일부 몰상식한 악플에 마음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등의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삭은 “여러분에게 거짓말하고 싶지 않고, 눈치 보면서 대한민국 응원하는 척하고 싶지 않다”라며 “대한민국 선수들이 엄청 잘했다고 생각했고, 솔직히 (한국이) 가나를 이길까 봐 너무 불안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저는 대한민국을 당연히 응원하고 있다. 그런데 (경기에서는) 가나 사람으로서 제 피가 허락해 주지 않았다. 제가 가나를 응원해서 저한테 실망하신 팬에게는 정말로 죄송하다”면서도 “경기는 경기다. 이기는 사람이 있으면 지는 사람이 있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한편 한국은 12월 3일 0시(한국시간)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포르투갈과 H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현재 1무1패인 한국은 이번 가나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은 파울루 벤투 감독 없이 포르트갈과 경기에 나서야 한다. 벤투 감독은 관중석에서 포르투갈전을 지켜봐야 하며, 휴대전화나 무전기로도 작전을 지시할 수 없다.
서은혜 프리랜서 기자 huff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