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과 악연이던 심판이 대표팀 악연으로도 이어졌다. 한국은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전(12월3일 0시)을 수장 없이 싸우게 됐다. 한국-가나전 주심을 맡은 앤서니 테일러 심판이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28일(한국시각) 카타르 알 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한국은 16강 탈락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지만 ‘강호’ 포르투갈과 맞붙어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벤투 감독은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종료 휘슬을 분 데 대해 테일러 주심에게 항의를 하다가 퇴장 명령을 받았다. 이번 대회 감독을 향한 첫 레드카드였다. 감독이 레드카드를 받으면 다음 경기 때 벤치에서 경기를 지휘할 수 없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전 때 벤치는 물론이고 라커룸에도 못 들어가고 무전기도 불가하다. 브이아이피(VIP)석에서 경기를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벤투 감독에게 레드카드를 꺼내든 테일러 심판은 손흥민에게 퇴장의 악몽을 선사한 인물이기도 하다. 손흥민은 2019년 12월23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안방경기에 선발 출전했는데, 후반 17분 상대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와 볼을 다투다가 넘어졌다. 연결 동작으로 서 있던 뤼디거를 향해 다리를 뻗었고, 상체에 손흥민의 발이 닿자 뤼디거가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당시 주심이던 테일러 심판은 보복성 플레이라며 손흥민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손흥민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겨레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