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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남은 이태원 참사 추모공간 :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성한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이 공간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자원봉사자·용산구·서울시가 18일부터 보존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지난 1일 서울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추모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헌화하고 있다. ⓒ한겨레 
지난 1일 서울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추모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헌화하고 있다. ⓒ한겨레 

용산구청이 서울지하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성한 이태원 참사 추모공간을 강제 철거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운영이 종료될 때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서울 용산구청 건설관리과 관계자는 22일 <한겨레>에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추모공간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조성하고, 자원봉사자들이 관리하고 있다. 법적 권한이 있다고 해서 구청이 일방적으로 강제철거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용산구청은 추모공간에 놓인 국화·메모지·음료 등을 치워달라는 인근 상인들의 민원에 “추모 인파가 줄고 자연스럽게 추모공간이 축소되어 종료될 때까지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안내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입구에 22일 시민들이 놓고간 꽃다발과 추모메시지가 가득 놓여 있다. ⓒ한겨레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입구에 22일 시민들이 놓고간 꽃다발과 추모메시지가 가득 놓여 있다. ⓒ한겨레 

지난달 31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할 수 있도록 용산구청이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한 합동분향소는 이달 12일까지 운영됐다. 서울시 및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한 합동분향소도 운영이 종료되긴 마찬가지라, 현재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은 시민들이 만든 이태원역 앞뿐이다. 용산구청은 추모하러 이태원역을 찾는 방문객들의 발걸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데다, 자원봉사자들이 공간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 놓인 추모 물품 등을 단순히 불법 적치물 취급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지난 18일부터 이태원역 앞 추모공간을 관리하는 시민 자원봉사자 단체인 ‘이태원추모 시민자율봉사위원회’와 용산구청, 서울시는 추모공간 운영과 기록물 보존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용산구청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시민들이 주도해 이태원역앞 추모공간 조성·관리하기 때문에 시민 의견을 따르면서 용산구와 서울시는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2일 비예보가 있자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턴 호텔 열 골목에서 용산구청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시민들의 추모 물품들을 비닐로 감싸고 있다. ⓒ한겨레 
22일 비예보가 있자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턴 호텔 열 골목에서 용산구청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시민들의 추모 물품들을 비닐로 감싸고 있다. ⓒ한겨레 

구체적인 보존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2016년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이나 서울지하철 구의역 참사 때처럼 시민들이 조성한 추모공간에 있던 물품을 다른 장소로 이관해 보존될 가능성이 크다. 강남역 사건의 경우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 성평등 도서관 내에 따로 전시관이 마련됐다. 구의역 사건도 지하철 승강장에 붙어 있던 메모지는 서울도서관에 디지털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태원추모 시민자율봉사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추모공간에 시민들이 남긴 메모지는 약 98% 일일이 카메라로 찍어놓은 상태”라며 “디지털화된 자료는 임시로 만든 누리집에 올릴 예정이고, 서울기록원이나 국가기록원 이관 등 여러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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