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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결국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사과로 퉁 칠려고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0회 국회(정기회) 제7차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태원 사고 관련 현안 보고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2.11.1 ⓒ뉴스1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0회 국회(정기회) 제7차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태원 사고 관련 현안 보고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2.11.1 ⓒ뉴스1

국민의 안전에 누구보다 책임이 있는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태원 참사에 대해 처음부터 책임을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았다.

대신, '경찰·소방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 등의 발언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국민 안전을 담당하는 주무 장관의 부적절한 발언에 여야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고, 사퇴 요구까지 제기됐다. 결국 이 장관은 국회에서 고개를 숙이며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이 장관의 사과는 1일 오후 국회 본관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이태원 사고 현안보고 전에 이뤄졌다. 이 장관은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슬픔에 빠져있는 국민의 마음을 미처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며 "이 점 다시 한번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국가는 국민의 안전에 무한 책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0회 국회(정기회) 제7차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2.11.1. ⓒ뉴스1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0회 국회(정기회) 제7차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2.11.1. ⓒ뉴스1

이 장관은 "국가는 국민의 안전에 대해 무한 책임이 있음에도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숙였다. 

이 장관은 "이번 일을 계기로 삼아 더욱 사고 수습과 사고 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대형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혼신의 힘과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관련 긴급 브리핑'에서 이태원 현장에 경찰·소방을 적절하게 배치했느냐는 질문에 "코로나19가 풀리는 상황이 있었지만 파악하기로는 예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태원은 (예상 인파가) 예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이어서 평시와 비슷한 수준의 병력이 배치됐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하며 책임을 회피했다. 

또한, 이 장관은 다음 날인 31일에는 서울광장 합동분향소 조문 뒤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 "정확한 사고 원인 나오기 전까지는 섣부른 예측이나 추측,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비판이 더욱 거세졌고,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사과 입장문을 내고 "국민들께서 염려하실 수도 있는 발언을 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전 대응 미흡한 부분 확인, 대책 수립"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10.31. ⓒ뉴스1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10.31. ⓒ뉴스1

이태원 참사 이후 모든 소셜미디어(SNS)를 닫고, 18시간 만에 뒤늦은 공식입장을 냈던 박희영 용산구청장. 공식입장문 어디에도 책임 언급이나 사과는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박 구청장은 지난달 31일 MBC와의 인터뷰에서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며 핼러윈 행사는 주최 측이 없어 축제가 아니라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박 구청장은 1일 결국 사과의 내용을 담은 공식입장문을 냈다. 이태원 참사가 4일이 지난 후의 일이다. 박 구청장은 "먼저 관내에서 발생한 참담한 사고에 대해 구청장으로서 용산구민과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스럽다"며 사과했다. 박 구청장은 "불행한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부족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수습에 힘쓰겠다"면서, "애도기간이 끝나고 사고수습이 완료되면 구청차원에서 사전 대응에 미흡한 부분은 없었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향후 면밀한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민단체, '이태원 참사'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상임대표가 1일 오후 경기 과천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부처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1.1 ⓒ뉴스1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상임대표가 1일 오후 경기 과천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부처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1.1 ⓒ뉴스1

한편, 시민단체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부처와 지자체장들을 고발했다.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상임대표는 이날 이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오세훈 서울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시민단체는 이태원 핼러윈 축제에 1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음에도 사고 방지를 위한 행정 조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양아라 기자 ara.y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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