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프포스트코리아

  • 뉴스 & 이슈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 U.S.
  • U.K.
  • España
  • France
  • Ελλάδα (Greece)
  • Italia
  • 日本 (Japan)
  • 뉴스 & 이슈
    • 전체
    • 정치
    • 사회
    • 환경
    • 기타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아이디어 사칙연산 31 | 뒤집기 한판
ⓒOSEN/MBC

얼마 전 인기리에 방송된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래퍼 제시는 첫 미션에서 가장 낮은 투표를 받고 촬영장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겪었다. 그리고 돌아온 2회. 빙 둘러앉아 다음 미션을 기다리던 래퍼들 사이에서 갑자기 제시가 손을 들고 말한다. "저 잠깐 할 얘기 있어요." 그러더니 일어나 화를 내기 시작한다. 1회에서 최저점을 받은 게 10년 동안 음악을 하면서 가장 기분 나쁜 일이었다고. ("니네들이 뭔데 나를 판단해?") 이 바람에 촬영장 분위기는 완전히 얼어붙었는데, 제시는 점점 목소리를 높이고 속도를 붙이며 화를 더 격하게 쏟아낸다. 그러다가 놀랍게도 점점 그것은 랩이 되기 시작한다. ("내 안의 화를 태워서 분위기를 태워!") 누구도 예상 못한 무반주 돌발 랩이 한바탕 끝나자 래퍼들과 시청자는 무언가 대단한 걸 보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메타텍스트, 아니 메타-랩이라고 해야 하나? (래퍼 육지담: "우린 지금 미션 준비하면서 랩 시키니까 하는 건데 제시 언니는 자기가 랩을 했어요.") 어디까지가 프로그램이고 어디서부터가 진짜 상황인가? 이후 이 사건은 육지담의 랩에서 따온 "제시가 문제를 제시"로 명명되고 <언프리티 랩스타> 최고의 장면 중 하나가 되었으며 "윌나러틤, 디스이저캄픠틔션 We're not a team, this is a competition."라는 말은 유행어가 되기까지 했다. 1회에서 최하위 래퍼로 뽑혔던 제시가 단박에 엄청난 주목을 받게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한편 육지담은 작년에 방송된 <쇼미더머니3>의 희생양이었다. "나는 비트와 밀당을 하는 힙합 밀당녀!"라는 랩으로 숱한 놀림을 받았고 "내 이름이 뭐라구?"라고 외치며 마이크를 청중에게 넘겼으나 아무도 대답하지 않고 너도 나도 민망해진 장면은 수도 없이 리플레이 되었다. 육지담은 '랩을 잘 쓰지도, 하지도 못하는 일진설 나도는 여고생'으로 낙인 찍힌 채 프로그램은 끝나버렸다. 힙합계 공인 웃음거리였던 육지담이 <언프리티 랩스타>에 다시 나타났을 때, 사람들은 코웃음을 쳤다. 힙합 밀당녀가 또 어떤 우스꽝스런 모습을 보일까, 놀릴 준비를 하고서. 그런데 말이다, 육지담은 당당히 1번 트랙의 래퍼로 선발되었고 이후로도 계속해서 모든 사람을 놀라게 할 정도로 대단한 파워와 완성도 있는 랩을 보여주었다. 심지어 5회에서는 자신의 굴욕 스토리를 스스로 갖고 놀면서 ("I say 지담 You say 밀당!"이 나왔을 때 나는 방송 보다가 박수를 쳤다.) "내 이름이 뭐라구?"를 다시 외치기까지 했다. (청중의 반응은? "육지다아암!!"이었다!) 미운 오리새끼가 조금씩 날개를 펴는 모습을 지켜보는 흐뭇함이랄까. 육지담은 <쇼미더머니3>를 오히려 지렛대 삼아 멀리 날아올랐다.

지난 3월 25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음란정보를 유통했다며 웹툰 플랫폼 사이트인 레진코믹스를 일방적으로 차단했다. 그랬다가 몇 시간 후 음란성 없는 웹툰도 레진코믹스에서 많이 유통되므로 사이트 전체 차단은 문제라고 판단한다며 방심위 스스로 차단을 풀었다. 이 괴이한 해프닝으로 인해 유해 사이트라는 오명이 생기고 사용자들에게도 큰 불편을 끼치게 된 레진코믹스는, 도리어 발 빠르게 이 사건을 홍보에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 방법이 기가 막히다.

창사 이래 최초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한 것에 감사한다며 코인 세일 이벤트를 여는가 하면,

레진코믹스가 창사 최초로 실검1위를 했네요. 여러분의 성원에 큰 감사드립니다. 회원 여러분께 선물로 9,900원부터 전품목 코인 세일을 진행합니다. (~4/2일 까지) http://t.co/8UAQzFuUFspic.twitter.com/WdVDxAccEk

— Lezhin Comics (@LezhinComics) March 25, 2015

그걸 또 굳이 유해 사이트 차단 안내 페이지를 패러디해 디자인하는 센스까지.

아이디어 사칙연산 31 | 뒤집기 한판

아이디어 사칙연산 31 | 뒤집기 한판

나는 이 사건 이후 레진코믹스의 대응을 보고 그들의 팬이 되어버렸다. SNS 상의 폭발적 반응으로 보아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랬을 것이다.

2009년 <무한도전>은 역사에 길이 남을 사과 방송을 한 바 있다. 6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되는 이 사과 방송은 비틀스의 '오블라디 오블라다'를 개사한 '미안하디 미안하다'라는 노래를 여섯 멤버가 부르는 형식이었다. 단발머리 가발을 쓰고 고개를 짤랑짤랑 흔들면서. 당시 무한도전에 관련한 몇 가지 논란이 있었는데, 그들은 그 하나하나에 대해 노래 가사로 조목조목 사과했다. 이 유쾌하고 흥겨운 사과 방송은 무한도전에 강력하게 항의하던 사람마저 피식 웃어버리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인터넷 게시판에서 격렬한 논조로 이야기하던 사람들이 이 방송 직후 "아 정말 두 손 들게 만드네"라며 일제히 칭찬 모드로 돌아서는 걸 본 기억이 난다.

작년 연말 노홍철은 음주운전으로 인해 <무한도전>에서 하차했다. 팀 안에서 독특한 캐릭터를 점하고 있던 노홍철이 빠지자 공백이 컸다. 분명 위기상황이다. 그런데 이번엔 그 자리를 채울 새로운 멤버를 구하는 것 자체를 특집으로 만들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영화 <킹스맨>을 패러디한 <식스맨> 특집은 새 멤버 후보들의 섭외부터 면접, 그리고 최종 선정까지를 쇼로 만들어 웃음을 준다. 멤버가 불미스런 일로 하차하는 바람에 벌어진 일인데도 무슨 큰 잔치 같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들 한다. 그 말을 주워섬기기보단 이처럼 위기를 기회로 뒤집어 보인 멋진 실제 사례들을 발견하는 편이 더 와닿는다. 악재는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좋다. 하지만 이왕 악재가 생겼다면 그것을 어떻게 뒤집어 놓을지를 연구해 보자. 쇼는 계속되어야 하니까!

연재기사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

인기기사

  • 1 트로트 왕자 정동원, 해병대 입대하더니…“이찬혁인 줄 알았네” 말 안 하면 못 알아볼 180도 달라진 근황 포착
  • 2 “지난달 방송에서 봤는데…” 제대로 ‘아사리판’ 난 조인성 인스타그램 근황 : 내가 지금 뭘 본 거지 싶다
  • 3 조용히 남양주에 잠적한 서인영이 사업가 남편과 이혼할 때 들고나왔다는 이것 : 이목구비 자동 확장되는 솔직함이다
  • 4 스트레이 키즈 필릭스가 ♡ 붙이며 인스타에 ‘단독’ 공개한 이재용 직찍 : 어떤 인연인가 했더니… 이건 예상 밖이다
  • 5 '음료 3잔 횡령' 청주 빽다방 점주, 비난 여론 퍼지자 고개 숙이며 고소 취하 : 그러나 경찰 수사는 계속된다
  • 6 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출마로 '무주공산' 부산 북구갑, '조국 vs 한동훈 빅매치설'에 '하정우 출마설'까지
  • 7 설레는 봄의 정점 벚꽃의 엔딩이 빠르게 다가온다 : 벚꽃 축제 어디로 가볼까
  • 8 국힘 서울 지지율 13%에 뿔난 배현진의 장동혁 사퇴 공개 요구, “애당심과 결단 기대한다”
  • 9 "미국의 이란 공습은 전쟁범죄 가능성", 미국 국제법 전문가 173명이 공개 서한 보냈다
  • 10 "홍명보 나가" 김영광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새 사람 추천했다 : 수원 삼성 팬들 불쾌감을 드러냈다

허프생각

휴머노이드 로봇이 불러올 노동 시장 변화 먼 미래 일 아니다, '로봇세' 도입 논의 미뤄선 안 돼
휴머노이드 로봇이 불러올 노동 시장 변화 먼 미래 일 아니다, '로봇세' 도입 논의 미뤄선 안 돼

인간이 만든 기계가 창출한 부, '인간의 가치'에 재투자해야

허프 사람&말

메타 CEO 저커버그 'AI 안경 대중화' 승부수 : '녹화기능' 프라이버시 문제는 과제로
메타 CEO 저커버그 'AI 안경 대중화' 승부수 : '녹화기능' 프라이버시 문제는 과제로

누군가 당신을 찍고 있다

최신기사

  • 김준현 대신 이휘재 MC석에 앉힌 ‘불후의 명곡’ 시청률 근황 : 숫자 보자마자 숙연해지고 입 꾹 다물게 된다
    엔터테인먼트 김준현 대신 이휘재 MC석에 앉힌 ‘불후의 명곡’ 시청률 근황 : 숫자 보자마자 숙연해지고 입 꾹 다물게 된다

    효과는 미미했다.

  • 이재용 포함 삼성그룹 총수 일가 12조 상속세 이달 중 완납한다 : 이재용은 2조9천억
    뉴스&이슈 이재용 포함 삼성그룹 총수 일가 12조 상속세 이달 중 완납한다 : 이재용은 2조9천억

    삼성의 새로운 출발

  •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데미안 허스트' 아시아 최초 개인전 : 동물보호단체 반대 성명 죽음으로 상업적 성공
    라이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데미안 허스트' 아시아 최초 개인전 : 동물보호단체 반대 성명 "죽음으로 상업적 성공"

    '동물의 죽음'을 전시하다

  • 아버지 트럼프가 이란전쟁 일으키고, 두 아들이 투자한 드론업체는 중동에 무기 팔러 다닌다
    글로벌 아버지 트럼프가 이란전쟁 일으키고, 두 아들이 투자한 드론업체는 중동에 무기 팔러 다닌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

  • '탄핵 1주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활절 맞아 옥중 메시지를 보냈다 : 자유는 빠뜨리지 않았다
    뉴스&이슈 '탄핵 1주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활절 맞아 옥중 메시지를 보냈다 : 자유는 빠뜨리지 않았다

    "구원의 소망을 품고..."

  • 지옥이 펼쳐질 것 트럼프 또 '최후통첩' : 이란은 되받아쳤다 미국에 지옥 문 열릴 것
    글로벌 "지옥이 펼쳐질 것" 트럼프 또 '최후통첩' : 이란은 되받아쳤다 "미국에 지옥 문 열릴 것"

    답답해서, 불안해서, 심심해서?

  • 국힘 컷오프에서 기사회생한 김영환이 ‘윤어게인’ 윤갑근과 맞대결 벌인다 : 충북지사 대진표에 관심
    뉴스&이슈 국힘 컷오프에서 기사회생한 김영환이 ‘윤어게인’ 윤갑근과 맞대결 벌인다 : 충북지사 대진표에 관심

    3부리그? 4부리그?

  • [허프 트렌드] 샤넬·불가리·까르띠에 한국만 또 가격 인상 : 중동 전쟁 장기화로 수입 원가 늘었다지만 글로벌 흐름은 딴판
    씨저널&경제 [허프 트렌드] 샤넬·불가리·까르띠에 한국만 또 가격 인상 : 중동 전쟁 장기화로 수입 원가 늘었다지만 글로벌 흐름은 딴판

    우리가 호구냐

  • 트럼프는 오래전부터 입버릇처럼 2주를 외쳤다 : 집권 1기부터 등장한 '마법의 단어'
    글로벌 트럼프는 오래전부터 입버릇처럼 "2주"를 외쳤다 : 집권 1기부터 등장한 '마법의 단어'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 꽃 피는 봄, 불청객 미세먼지가 함께 찾아온다 : 미세먼지를 둘러싼 잘못된 상식들
    라이프 꽃 피는 봄, 불청객 미세먼지가 함께 찾아온다 : 미세먼지를 둘러싼 잘못된 상식들

    자칫 피해 키울 수 있다

  • 신문사 소개
  • 윤리강령
  • 기사심의규정
  • 오시는 길
  • 인재채용
  • 광고상품문의
  • 기사제보
  • 청소년 보호정책
  • RSS
  •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일로 39-34 서울숲더스페이스 12층 1204호

  • 대표전화 : 02-6959-9810

  • 메일 : huffkorea@gmail.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상유
  • 법인명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주식회사
  • 제호 : 허프포스트코리아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03
  • 등록일 : 2014-02-10
  • Copyright © 2025 허프포스트코리아. All rights reserved.
  • 발행·편집인 : 강석운
  • 편집국장 : 이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