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사회적 편견에 여성의 제모는 더 이상 필수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미디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최근 패션 잡지 보그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배우 엠마 코린의 8월 호 표지 화보를 공개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크라운’의 주인공으로 주목받은 그는 환하게 웃는 당당한 모습 속에 겨드랑이 털 제모하지 않은 것이 눈길을 끈다.
패션 월간지 보그의 8월호 표지를 장식한 배우 엠마 코린. ⓒ보그 홈페이지 캡쳐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6일 (현지 시간) ‘당신이 원하든 아니든, 겨드랑이 털은 돌아왔다.(Armpit Hair Is Back, Whether You Like it Or Not)’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기도 했다. ”제모 자유는 시대 정신”이라며 여성들이 겨드랑이 털을 노출하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며, ” 이제 모든 성별의 겨드랑이 털은 문제가 되지 않을 법도 한데 여전히 논란의 주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누군가에게 겨드랑이털은 하나의 표현이나 문화적·종교적 신념이며 혹은 더 편하고 효율적으로 살기 위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겨드랑이 털을 깔끔하게 면도하는 것이 ‘여성스럽다’는 생각이 일반적이기 관습적 여성성에 도전하는 것으로 여기는 보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역사가인 레이첼 깁슨은 WSJ에 “선사시대부터 모든 성별의 사람이 체모를 제거해 왔으며, 로마 시대에는 조개껍데기로 만든 조잡한 장치를 사용하기도 했다”며 “겨드랑이털에 대한 혐오는 수세기 동안 회화와 누드 조각상에서 털이 존재하지 않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겨드랑이털을 제거해온 것이 표준에 가깝다”며 “현대사를 돌아봐도 여성들은 대중에게 (털이 없는) 부드러운 겨드랑이를 보여야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1960년대와 70년대의 첫번째 페미니즘 물결을 제외하고 겨드랑이를 깨끗이 면도한 모습이 표준으로 인식돼 왔다”고도 언급했다.
마케팅 분석회사 민텔은 “팬데믹 이전부터 제모 시장은 크게 위축됐으며,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며 “소비자들이 면도와 제모에 더는 너무 예민하지 않게 접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면도기 광고에 최초로 등장했던 제모하지 않은 모델. ⓒ면도기 회사 빌리 광고
면도기 회사 빌리의 공동창업주 조지아나 굴리는 여성잡지 ‘글래머’와의 인터뷰에서, ”마치 모든 여성이 털이 없는 매끈한 몸을 가진 것처럼 묘사하는 것은 신체 수치심을 유발하는 것과 같다”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