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영국에서는 현재 17세 이하인 청소년의 경우 성인이 되도 평생 담배를 구입할 수 없게됐다.
'금연' 붙인 영국 한 음식점. ⓒEPA=연합뉴스
BBC는 지난 20일(현지시각) 영국 상·하원이 2009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에 대한 담배 판매를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이른바 ‘담배·전자담배법’에 최종 합의했으며, 입법의 마지막 절차인 국왕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의회를 모두 통과한 법안에 대한 국왕 승인은 형식적인 절차로 여겨지는 만큼, 사실상 입법이 완료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영국에서는 출생 연도와 관계없이 만 18세 이상이면 담배를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법안이 시행되면 2009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는 내년부터 18세가 되더라도 담배를 구매할 수 없게 된다. 이를 위반해 판매하거나 대리 구매를 할 경우 최대 200파운드(약 39만8천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법안에는 금연 구역 확대 내용도 포함됐다. 어린이가 탑승한 차량을 비롯해 놀이터, 학교 주변, 병원 등에서의 흡연이 금지되며, 전자담배 역시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는다. 다만 술집의 야외 공간이나 해변 등 일부 개방된 장소는 금연 구역에서 제외되며, 자택 내 흡연은 계속 허용된다.
이번 조치는 담배 판매를 점진적으로 제한해 궁극적으로 ‘비흡연 세대’를 형성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영국의 담배 가격은 세금 비중이 약 80%에 달할 정도로 높은 편으로, 2023~2025년 기준 20개비 한 갑 가격이 약 15.8파운드(약 2만8천 원)에 이른다.
이는 호주와 뉴질랜드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영국 정부는 흡연율 억제와 보건 비용 절감을 위해 1990년대부터 담배 가격을 꾸준히 인상해 왔다.
웨스 스트리팅 보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예방이 치료보다 낫다”며 이번 법안을 ‘역사적인 조치’로 평가하고, 수천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건강 악화 추세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을 경우 공공의료 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정부는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8만 명을 넘으며, 생산성 저하와 의료비 증가 등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도 연간 218억 파운드에 달하며 이는 담배 세수보다 훨씬 큰 규모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