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호근은 1983년 MBC 공채 17기 탤런트로 데뷔해 드라마 ‘이산‘, ‘선덕여왕’ 등에 출연하며 감초 연기로 사랑받았다. 얼굴만 봐도 누구인지 알법한 배우로 살아왔으나, 그런 그의 현재 직업은 무속인이다. 2015년 내림굿을 받으며 무속인이 된 정호근은 무속인이 되자마자 마치 홍해가 갈라지듯 많은 지인과 연락이 끊겼고, 드라마 캐스팅도 더는 들어오지 않았다고.
자신을 이상하게 보는 시선들에도 무속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정호근은 15일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출연해 ”힘든 이야기만 듣고 사니 삶이 지친다”고 고민을 털어놓을 예정이다.
정호근의 이야기를 쭉 들은 오은영 박사는 그에 대해 ”강박적으로 타인에 대해 도움을 주려는 사람”이라 지적하며, ”자신보다 ‘타인이 우선인 삶’을 살며, 타인의 운명까지도 책임지려 하고 있다”고 정호근이 가진 문제의 핵심을 짚었다.
배우 출신 무속인 정호근 ⓒ채널A
정호근은 왜 이토록 과한 책임감을 어깨에 짊어지며, 힘들게 사는 것일까. 사실 정호근에게는 애끊어지는 가정사가 숨겨져 있었다. 다섯명의 아이를 낳았으나, 첫째 딸과 막내아들은 안타깝게도 아주 어린 시절에 세상을 떠났던 것. 미숙아로 태어난 첫째 딸은 폐동맥 고혈압 판정을 받은 후 4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고, 막내 아들은 태어날 때부터 건강이 안 좋아 고작 3일 만에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나큰 고통과 죄책감에 시달리던 정호근은 이로 인해 죽음을 선택하려 했었고, 오은영 박사는 오래전 가족을 잃고 느꼈던 뼈저린 아픔이 강박적 책임감의 시작인 것 같다고 분석한다.
자녀를 가슴에 묻은 정호근 ⓒMBC
정호근은 2019년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고 하지 않나. 옛 어른들의 말씀을 들었을 때 ‘가슴에 묻는다는 표현이 뭐야?‘라고 생각했었다”라며 ”(막상 겪고 나니) ‘아 이런 거구나.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내게 있지? 내가 전생에 너무 많은 죄를 지었나?’ 별별 생각을 다 했다. 큰 딸아이도 그렇고, 우리 막내아들도 너무 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큰 상처를 가슴에 안고 살아야 했던 정호근은 신내림을 받은 이유에 대해 ”내가 (신을) 받지 않으면 자식들에게 내려간다고 하더라”며 무속인을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