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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과 김세진
김연경과 김세진 ⓒKBS 1TV ‘다큐 인사이트-다큐멘터리 국가대표’ /뉴스1

2020도쿄올림픽에서 여자배구 4강 신화를 이끈 주역이자 국가대표 김연경 선수가 여성 스포츠 선수를 바라보는 시선에 뼈 때리는 일침을 가했다. 

김연경 선수는 8월 12일 방송된 KBS 1TV ‘다큐 인사이트-다큐멘터리 국가대표’에 출연해 ”여성 선수에게는 항상 미녀를 붙인다. ‘미녀 군단‘이라고 한다. 남자 선수들한테 ‘미남군단’이라고는 안 하잖아요?”라고 반문했다.

김연경 선수
김연경 선수 ⓒKBS 1TV ‘다큐 인사이트-다큐멘터리 국가대표’

그러면서 ”저는 그런 게 별로였다. 여자 운동선수들에 대해서는 항상 외모 얘기가 먼저 나온다. 실력 얘기가 먼저 나와야 하는데. 그런 게 불만이었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여성 스포츠 선수들에게는 ‘얼짱‘, ‘미녀새‘, ‘얼음공주‘, ‘요정’ 처럼 전통적이고 성별이분법적인 관점에서 ‘여성적’인 면을 강조하는 수식어가 붙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여성은 스포츠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오래된 편견의 연장선이다.  

김연경 선수
김연경 선수 ⓒKBS 1TV ‘다큐 인사이트-다큐멘터리 국가대표’

김연경 선수는 또한 ‘여자 김세진‘으로 불린 것이 불쾌했다는 심경도 토로했다. 김 선수는 ”남자배구 선수 김세진과 닮았다는 평가를 들었다. ‘여자 김세진’이라고들 했다. 생긴 게 닮았다는 뜻이었다. 김세진 선수는 좋아하는 것 같았지만, 저는 (또 평가의 기준이 외모가 되니) 기분이 나빴다”며 웃었다. 

김연경 선수는 ”잘하고 유명한 스포츠 스타를 닮았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영광스럽고 좋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나는 나인데? 그런 생각도 좀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을 ‘여자 OOO’으로 부르는 것 역시 스포츠계를 떠나 현실에서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성차별 사례다. 남성에게 ‘남자 OOO’이라고 하는 경우는 없지만, 여성이 특정분야에서 돋보이거나 잘 나가게 되면 이미 해당 분야에서 유명해진 남성을 굳이 끌고와 그 여성을 ‘여자 OOO’으로 수식하는 사례는 매우 흔하다. 

박세리 전 골프선수
박세리 전 골프선수 ⓒKBS 1TV ‘다큐 인사이트-다큐멘터리 국가대표’

이날 같이 출연한 골프선수 출신 박세리도 성차별 경험담을 들려줬다. 박세리는 ”저는 제 바로 뒤에 앉은 관중이 그렇게 말하는 걸 들은 적이 있었다. (박세리는) 지금 실력에 외모만 더 받쳐줬으면 더 많이 부를 거머쥐고, 더 스포트라이트 받았을 텐데 (아깝다)라는 말이었다. 저도 그때 처음으로 따졌던 것 같다”고 밝혔다. 

박세리는 또한 ”남자와 여자 나누기 전에 갖고 있는 능력을 봐야죠. (여성들도) 해보지 못했지만 할 수 있다, 더 많은 분야를 할 수 있다. 안하고 찾지 못하고 시도를 안 했을 뿐 모든 건 가능하다. 다 오픈돼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해 많은 여성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안겨줬다. 

강나연 : nayeon.k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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