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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가 '쿠르드 안전 보장하라'는 미국의 요청을 거부했다
ⓒADEM ALTAN via Getty Images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자국을 방문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면담을 거부했다. 미군의 ‘시리아 철수’ 이후 쿠르드족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두 동맹국 사이의 갈등이 극에 달하는 모양새다.

<에이피>(AP) 통신은 8일 볼턴 보좌관이 에르도안 대통령과 회담하지 못한 채 터키를 떠났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당국자들은 볼턴 보좌관이 에르도안 대통령과 만나 시리아에서 미국과 연합해 싸운 쿠르드족의 운명과 관련해 의견을 나눌 것이라 예고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방선거 일정과 의회 연설 등이 겹쳐 있다는 이유로 볼턴 보좌관 면담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동맹국 지도자와의 예정된 만남을 취소당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터키 정부는 면담 취소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쿠르드족 문제에 대한 극명한 견해차 때문으로 보인다. 터키는 시리아 내에서 활동하는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를 자국 내 분리주의 세력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분파로 보고 격멸해야 하는 테러집단으로 취급해왔다. 하지만 미국은 인민수비대에 무기를 공급하며 시리아 내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인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는 데 요긴하게 활용해왔다. 이런 견해차에 기름을 붓듯 볼턴 보좌관은 6일 예루살렘에서 “이슬람국가를 완전히 소탕하고 터키군이 쿠르드군에 무력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약속할 때까지 미군은 시리아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에 쿠르드족에 대한 군사행동을 하지 말라고 경고한 셈이다.

터키가 '쿠르드 안전 보장하라'는 미국의 요청을 거부했다
ⓒThe Washington Post via Getty Images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서 볼턴 보좌관을 직접 거론하며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볼턴이 이스라엘에서 한 발언을 받아들이거나 삼킬 수 없다. 우리는 이 문제에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시리아 내 테러그룹에 대한 군사행동이 철저히 준비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터키는 쿠르드족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선다는 뜻을 거듭 밝혀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처음 군사행동 계획을 밝힌 데 이어,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외무장관도 같은 달 25일 “터키가 (시리아에) 들어간다고 하면 분명히 그렇게 한다”며 공격 의사를 재확인했다.

터키가 쿠르드족을 공격하면 미국은 ‘토사구팽’ 논란에 빠지는 등 입장이 난처해진다. 지난달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시리아 철수 계획이 바람 잘 날 없는 미국-터키 동맹에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고민거리를 하나 추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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