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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이 있다' : 존 볼턴이 미국의 시리아 철군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리아 미군 철수는 예정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 허완
  • 입력 2019.01.07 12:42
  • 수정 2019.01.07 12:44
ⓒSEBASTIAN SCHEINER via Getty Images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미군의 시리아 철수에 정해진 일정표는 없다며 조건이 충족될 때에만 철군이 이뤄질 것이라고 6일(현지시각)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했던 것보다 더 느리게 철군이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볼턴 보좌관은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잔여세력을 소탕하고, 쿠르드 반군의 안전을 터키가 보장할 때까지 철군을 미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 두 가지를 ”철군 조건”으로 내세운 것이다.

시리아 쿠르드 반군은 미국의 지원을 받으며 IS 소탕 작전에 참여해왔다. 그러나 미국이 시리아에서 병력을 빼겠다고 발표하자마자 터키는 시리아 북부에서 쿠르드족 소탕에 돌입하겠다고 나섰다. 터키는 시리아 쿠르드 반군(SDF)을 분리독립을 추구하는 자국 내 쿠르드 세력(PKK)의 테러조직 분파로 규정하고 있다. IS와의 싸움을 명분 삼아 분리독립 목표를 이루려고 한다는 것.

볼턴 보좌관의 이날 발언은 터키를 향한 경고로 읽힌다. ”우리는 터키가 미국과 조정하고 합의되지 않은 군사 행동을 벌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볼턴 보좌관은 8일 터키를 방문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그는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이 쿠르드 반군 안전 보장 방안에 대해 터키 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짐 제프리 특사를 곧 시리아에 보내 ‘미국이 당신들을 버리지 않았다’고 쿠르드 반군을 안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DELIL SOULEIMAN via Getty Images

 

또한 볼턴 보좌관의 발언은 ‘즉각 철군’이라는 트럼프 정부의 입장에 변화가 있었음을 처음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NYT)는 ”측근들과 동맹국들을 놀라게 하고 국방부 내 반대를 불렀던” 시리아 철군 일정이 불투명해지게 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백악관을 떠나 캠프 데이비드로 향하는 길에 기자들에게 자신은 ”이것(철군)을 빨리 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철군을 공식 발표(12월19일)한 날 올린 영상에서 ”(우리 군인들이) 돌아오고 있다. 지금 돌아오고 있다”고 했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철군에 4개월 가량이 걸릴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NYT는 볼턴 보좌관의 이날 발언은 철군 일정이 4개월을 훌쩍 넘길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은 IS 격퇴 작전을 함께 벌여온 동맹국들을 당황시켰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이에 항의하는 뜻에서 사임했다. 매티스는 철군이 미국을 도와 IS 격퇴 작전에 참여한 쿠르드 세력을 터키의 공격에 노출시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을 유지하면서도 종종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던 린지 그레이엄(공화당,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철군 일정을 늦추기로 한 트럼프 정부의 결정을 환영했다.

″대통령은 (철군 일정을) 늦추고 있고 그와 같은 세 가지 목표를 고려해 정책을 재조정하고 있다. (세 가지 목표는) 이란이 유전지대를 확보하지 못하게 하라. 터키가 쿠르드를 학살하지 못하게 하라. IS가 돌아오지 못하게 하라는 것이다.” 6일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한 그레이엄이 말했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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