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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 사망한 세일전자 화재: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았다
ⓒ뉴스1

노동자 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 공장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불길과 유독가스가 더 빨리 확산됐고, 전기마저 끊겨 희생자들이 탈출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22일 인천소방본부의 말을 종합하면, 불이 난 공장 4층 천장에는 모두 32개의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지만, 화재 당시에 작동했다는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인천소방본부의 한 관계자는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했다면 신고 뒤 4분 만에 도착한 소방 선발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바닥에 물이 흥건했어야 한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유족들도 “희생자의 주검이나 옷가지에 물기가 전혀 없었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경찰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목격자 진술도 여럿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면, 스프링클러가 고장났던 것인지, 아니면 꺼진 상태였는지도 조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족들은 “스프링클러만 정상적으로 작동했더라도 이렇게 인명 피해가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경찰은 불이 난 직후 4층이 시커먼 연기로 뒤덮인데다 전기마저 끊겨 피해자들이 통로나 비상구 등을 찾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동근 논현경찰서장은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공장 4층에 있던 폐회로텔레비전(CCTV) 3대 가운데 1대의 영상을 분석해보니, 화재 직후 불꽃 없이 연기가 나더니 삽시간에 내부가 시커먼 연기로 뒤덮였다. 이후 정전이 되면서 영상도 중단됐다”고 말했다.

화재수사본부를 꾸린 경찰은 이날 세일전자 설비 담당자 등을 불러 스프링클러와 방화문 등 화재 방지 장치가 제대로 설치됐고 작동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이날 소방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 기관과 함께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합동 현장 감식도 벌였다.

희생자들의 빈소가 마련된 인천길병원 장례식장은 피해자 친인척과 동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화재 현장에서 동료들을 구하려고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가 참변을 당한 이 회사 전산실 민아무개(35) 과장의 소식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민씨는 사고 당시 4층짜리 공장 4층에서 1층으로 내려와 있다가 화재와 연기를 목격하고 최초로 119에 신고했다. 그런 뒤 4층으로 올라가 “불이야”하고 외쳐 다른 직원들을 대피하도록 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대피하지 못해 결국 4층 전산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이 공장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이아무개(31·여)씨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친척이었다. 이씨의 아버지는 “불이 난 뒤 딸이 엄마에게 ‘불이 났는데 안에 갇혀 있다. 살려달라’고 전화했다. 그러다가 통화가 끊겼다”며 비통해 했다.

이번 화재로 이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9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사망자 9명 가운데 5명은 이 회사 직원이고, 4명은 협력업체 직원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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