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때 세입자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안전장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집주인 대신 보증금을 지급한 뒤 해당 임대인에게 돈을 돌려받는 구조인데, 일부 임대인에게서는 수백억 원에 이르는 채권조차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HUG가 별도로 관리하는 악성 임대인 1597명에게 대신 지급한 전세보증금 가운데 아직 돌려받지 못한 금액이 2조938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중관리 채무자 수는 5년 사이 10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HUG가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지급한 보증금을 얼마나 회수할 수 있느냐가 전세보증 제도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염태영 의원 ⓒ 연합뉴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수원무)이 HUG로부터 제출받아 1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9월 말 기준 전세보증 집중관리 채무자 1597명에 대한 누적 대위변제액은 4조7864억 원이었다.
전세보증 집중관리 채무자는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HUG가 보증금을 대신 갚아준(대위변제) 임대인 중 △대위변제가 3건 이상이거나 △연락이 두절되는 등의 이유로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한 푼도 갚지 않았거나 △HUG가 회수하지 못한 채권 총액이 2억 원 이상인 악성 채무자를 말한다.
하지만 대위변제액 4조7864억 원 중 회수한 금액은 1조8480억 원으로 회수율은 39%에 그쳤다. 나머지 2조9384억 원은 아직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미회수액이 가장 큰 임대인 1명에게서만 890억 원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회수액 상위 10명의 미회수 채권을 합산하면 5524억 원으로 전체 미회수액의 18.8%를 차지했다. 소수의 다주택 채무자에게 거액의 미회수 채권이 집중된 것이다.
집중관리 채무자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1년 157명이었던 집중관리 채무자는 2022년 233명, 2023년 458명, 2024년 1019명, 2025년 1412명을 거쳐 2026년 9월 말 기준 1597명으로 늘었다. 5년 만에 10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염태영 의원은 “채무자별 회수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공매와 자산 압류 등 실효성 있는 수단을 적극 활용해 회수 성과를 높이고 전세보증 제도의 안정성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