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적 소프트외교 수단으로 꼽히는 자이언트 판다 두 마리가 미국 애틀랜타에 도착했다.
이는 지난주 열린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 직후 이뤄진 것으로, 정작 회담에서는 무역휴전 연장 외에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 않다. 결국 판다 두 마리만 미중 정상회담의 구체적 성과로 남은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항에서 한 시간을 기다리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맞이하는 등 이례적으로 극진한 환대를 베풀었음에도 실질적 소득은 거의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워싱턴DC 국립동물원에 있는 자이언트 판다 '칭바오' ⓒ 신화통신=연합뉴스
핑핑이라는 이름의 수컷 판다와 푸솽이라는 이름의 암컷 판다가 27일(현지시각) 애틀랜타에 도착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두 판다는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전용기로 16시간을 날아왔다. 둘 다 2020년생 여섯 살로, 10년간 애틀랜타동물원에 임대되는 조건으로 미국으로 들어왔다.
이번에 두 판다가 추가되면서 미국 내 자이언트 판다는 전체 6마리로 늘었다. 애틀랜타동물원은 2024년 10월 기존 임대계약이 끝나 판다 가족을 중국으로 돌려보낸 뒤 약 2년간 판다가 없는 상태였다.
중국 판다의 애틀랜타행은 시진핑 주석이 9월25일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직접 발표했다.
시진핑 주석은 판다를 두고 "중국과 미국 국민 사이의 우정의 사절"이라 부르며, 앞으로 5년간 미국 청년 10만 명을 중국에 초청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내놨다. 판다 외교는 1970년대 이후 중국이 외국과의 우호를 다짐할 때 활용해온 전형적 소프트외교 수단이다.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판다 및 청년교류 발표 외에 실질적 경제·안보 합의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유일하게 구체적인 성과로 꼽히는 것이 무역휴전 연장이다. 2025년 10월 부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를 계기로 시작된 관세 휴전은 11월10일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이번 합의로 2027년 1월10일까지 두 달 연장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통신=연합뉴스
반면 대만 문제, 반도체·AI 기술통제, 희토류 수출규제 등 핵심 쟁점에서는 진전이 없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이나 공동 기자회견 없이 각자 발표만 하면서 회담을 마무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환대는 회담 시작부터 파격적이었다. 그는 지난 23일 대통령 전용헬기 마린원을 타고 백악관을 나와 메릴랜드 조인트베이스 앤드루스 공군기지까지 직접 이동해 시진핑 주석을 맞이했다.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상을 공항까지 나가 영접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이번 환영식에는 100피트 레드카펫과 21인 명예의장대, B-1 폭격기 편대 비행까지 동원됐다.
그러나 이런 파격적 예우에도 무역·기술·안보 등 핵심 현안에서는 눈에 띄는 돌파구가 없었다는 게 외신들의 공통된 평가다. 두 정상은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APEC과 12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G20 회의에서 다시 만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