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네덜란드 ASML과 반도체 노광설비 고도화를 통해 생산성 향상에 나선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생산 라인.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네덜란드 반도체 노광설비 기업 ASML과 차세대 제조 기술 공동개발에 나선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반도체와 장비 기업으로서 ASML과 쌓아온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혁신 기술을 확보해 생산성을 높이는데 힘쓰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ASML이 주도하는 ‘대형 마스크 컨소시엄’에 참여해 차세대 12인치 포토 마스크 공동개발을 진행한다고 9월8일 밝혔다.
ASML의 대형 마스크 컨소시엄은 현재 반도체 노광설비에 쓰이는 6인치를 12인치로 전환하기 위한 협의체다. 노광설비와 포토 마스크 관련 글로벌 기술 동향을 함께 모니터링하고 12인치 포토 마스크 개발을 목표로 공동 연구, 표준 개발 등의 협력 활동을 펼친다. 노광설비는 웨이퍼 위에 회로 패턴을 빛으로 그려 넣는 것으로 반도체 제조에서 핵심 장비다.
포토 마스크는 미세 회로 패턴을 정교하게 새긴 정밀 틀로 노광설비 안에서 빛을 통해 웨이퍼에 설계된 패턴을 새기는 필수 도구다. 회로를 새기는 정밀도는 반도체 성능과 수율을 결정하는 요소다.
그동안 반도체 노광 공정에는 6인치 마스크가 사용됐다. 다만 ‘하이(High) NA 극자외선노광장비(EUV)’ 도입과 함께 12인치 마스크로 전환하면 ‘나누어 새긴 뒤 이를 연결하는 작업’의 제약을 해소할 수 있어 팹(Fab) 생산성을 높이고 칩 제조 비용도 낮출 수 있다.
하이 NA EUV 장비는 기존 EUV보다 더 큰 개구수(NA)를 적용해 해상도를 높인 차세대 설비다. NA는 렌즈가 빛을 얼마나 많이 모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값이 클수록 더 정밀한 반도체 설계 회로 패턴을 구현할 수 있다. 설계 단계에서 수백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정밀하게 배치하는 첨단 반도체는 12인치 마스크의 이점을 온전히 활용하는 장점도 존재한다.
삼성전자는 동시에 ASML과 2028년까지 첨단 D램 제조에 하이 NA EUV 도입에서도 힘을 모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이번 협력을 놓고 하이 NA EUV 기술이 첨단 메모리 제조에도 적용될 준비가 됐다는 점, 더욱 정밀한 공정으로 D램 미세화 청사진을 연장하고 생산성 제고를 동시에 실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ASML가 그동안 쌓아온 성공적 협력 성과를 바탕으로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도입에 요구되는 성능과 효율을 한 단계 끌어올릴 기술개발 및 현장 도입을 앞당기기로 했다.
전영현 부회장은 “AI 시대의 도래는 가치사슬(밸류체인) 전반에서 기술 혁신의 중요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며 “혁신 기술과 강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리더십을 이어가고 ASML과 협력을 한층 강화해 ‘넥스트 AI’를 위한 기술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는 오랜 기간 ASML의 가장 중요한 혁신 파트너 가운데 하나로 그동안 현대 반도체 제조의 기반이 되는 기술을 함께 발전시켜 왔다”며 “AI가 이끄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해 삼성전자와 함께 차세대 반도체 제조를 위한 혁신을 이끌어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