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움’으로 대표되는 의료기관 내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고 피해자 보호와 회복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소병훈 의원 ⓒ 연합뉴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광주시갑)은 이 같은 내용의 ‘의료기관 직장 내 괴롭힘 방지 3법’을 8일 대표발의했다.
3법은 보건의료인력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 간호법 일부개정법률안으로 구성돼 있다.
의료기관 내 괴롭힘 사건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 강수빈 간호사의 사연이 알려져 공분을 샀다. 강 간호사는 2023년 경기도 광주시의 한 병원에 입사했으나 선배들의 괴롭힘에 못이겨 2024년 4월 사직한 후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냈다. 노동당국은 가해자 3명 중 1명의 괴롭힘을 인정하고 시정을 지시했지만 병원 쪽은 가해자에게 단순 ‘훈계’ 처분만 내렸다. 강 간호사는 가해자가 여전히 병원에 정상 근무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절망한 끝에 올해 6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비슷한 시기에 전북 군산에서 방사선사가 세상을 등진 일도 있었다. 전북 군산의 동군산병원에서 근무하던 계약직 방사선사 고 임가현씨가 숨진 사건이다. 임씨는 6월 초 동군산병원 건강검진센터 영상의학과에 계약직으로 입사했으나 반복적인 괴롭힘에 대한 고통을 호소하다 같은 달 29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번 개정안은 이 같은 불행한 일을 막기 위해 국가가 보건의료인력의 인권침해 실태를 파악하고 의료기관에는 예방·대응체계 구축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피해자에게 상담과 치료, 법률·노무 상담부터 업무복귀와 적응까지 지원하는 단계별 보호체계를 마련한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먼저 보건의료인력지원법 개정안은 보건의료인력 종합계획과 실태조사에 인권침해 예방·대응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도록 했다. 피해자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근거도 마련했다.
의료법 개정안은 병원급 의료기관이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부터 신고 접수·조사,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인사조치 등에 필요한 예방·대응체계를 구축·운영하도록 의무화했다. 의료기관 인증기준에도 종사자 인권보호와 괴롭힘 예방·대응 사항을 반영하도록 했다.
간호법 개정안에는 간호인력지원센터 업무에 인권침해 예방과 피해자 회복 지원을 추가하고, 간호종합계획에도 인권침해 예방, 피해자 보호·회복 지원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는 방안이 담겼다.
소병훈 의원은 “최근 간호사와 방사선사의 잇따른 사망 사건은 의료기관 내 직장 내 괴롭힘을 피해자 개인의 적응 문제나 직원 간 갈등으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무거운 경고”라며 “비극적인 일이 발생한 뒤에야 대책을 만드는 일이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는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의료기관은 예방과 대응에 책임을 다하며, 피해자는 필요한 보호와 회복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안전망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