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대 IT 기업인 ARM의 최고경영자(CEO) 르네 하스가 인공지능(AI)이 멀지 않은 시기에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성공할 것으로 예측했다.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가 2022년 11월3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웹 서밋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위키피디아
르네 하스 CEO는 8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암세포가 어떻게 유전자 표지(DNA marker)에 영향을 미쳐 세포 DNA의 유전적 코드, 화학적 표지, 구조적 안정성을 바꾸는지 모델링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너무 복잡한 문제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하스 CEO는 미래에는 이런 모델링을 컴퓨터가 해줄 것이라고 바라봤다.
하스 CEO는 "우리 생애 동안 AI가 암 치료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세포 및 인간 모델링과 암이 유전자 표지에 미치는 영향을 모델링하는 것은 오늘날 인간 뿐만 아니라 AI를 구동하는 컴퓨터에게도 너무 복잡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모델을 입력하고 컴퓨터가 모델을 실행하는데 더 정교해지면 해결하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ARM은 전 세계 수천억 대의 휴대폰, 자동차, 스마트워치, 각종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CPU를 설계하는 회사다. 하스 CEO는 올해 4월까지 영국 제약 대기업 아스트라제네카 이사회에서 일하기도 했다.
영국 런던의 암연구소 소속 크리스 바칼 교수는 BBC에 AI의 사용 여부가 아니라 어떤 데이터를 AI에 입력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칼 교수에 따르면 암연구소에서는 환자 샘플에서 직접 생성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학습시키고 있다.
바칼 교수는 의료 AI에는 환자 샘플에서 직접 얻은 정확한 측정값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가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몇 년씩 단축할 수 있어 환자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AI는 암 치료 연구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바칼 교수는 2025년 3월 약 10만 장의 피부암 세포 3차원 현미경 이미지를 사용해 AI 도구에게 세포 형태의 변화가 다양한 약물에 의한 생물학적 반응을 어떻게 반영하는지를 학습시켰다.
바칼 교수는 이 AI 도구를 활용해 다양한 환자 그룹에서 약물의 효과와 반응을 예측할 수 있었고, 이는 임상 연구에서 약물 개발 및 시험에 필요한 시간을 수년 단축시켰다.
암연구소는 2021년에 AI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을 사용해 치명적 소아 뇌종양인 미만성 중추신경계 교종(DMG) 치료법을 연구했다. DMG는 현재까지는 치사율이 거의 100%에 달해 가장 치명적 암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AI 플랫폼은 기존 약물 두 가지를 활용하면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DMG 환자 가운데 4분의1에서 생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해당 치료법은 빠르게 본격적인 임상 시험 단계로 진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UCLA 대학교의 존슨종합암센터 연구진은 3D 바이오프린팅, 첨단 영상 기술, AI를 결합한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환자의 암세포를 이용해 실험실에서 미세한 종양 모형을 만들고 다양한 약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속적으로 추적했다. 이후 AI를 사용해 여기에서 얻은 정보를 분석하며 수백 가지의 잠재적 치료법을 동시에 평가하고, 효과적 치료법이 부족한 암 종류에 관한 치료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약물 반응 패턴을 찾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