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운업체가 한국 조선업체들과 함께 연료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해상풍을 활용하는 돛을 단 선박 개발에 나섰다.
미츠이OSK의 선박이 2017년 독일 엘베강 위에서 함부르크를 향해 가고 있다. ⓒ위키피디아
닛케이아시아는 8일 일본의 3대 대형 해운회사 가운데 하나인 미쓰이OSK가 전날 거제도 한화해양 조선소에서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운반선은 미국 석유 대기업 셰브론을 위해 건조된 것으로 두 개의 고정식 돛을 장착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정제 설비와 유조선 운항이 차질을 빚고 있어 선박유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선박유 가격 플랫폼인 제로노스 집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저유황유 가격은 이란 전쟁 이후 76% 상승해 9월1일 1톤당 825달러(약 111만 원)에 도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해운업체들은 연료 절감 효과를 위해 해상풍을 활용하려는 것이다.
미쓰이OSK는 2009년부터 '윈드 챌린저'라는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해당 시스템은 센서가 풍향과 풍속을 감지해 돛의 각도와 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돛은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난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제작돼 있으며, LNG 연료 소비를 극대화하도록 설계됐다.
미쓰이OSK는 윈드 챌린저 돛 1개를 장착한 석탄 운반선이 항해당 평균 5~8%의 연료 절감 효과를 거두었다고 추산했다. 7일 공개된 LNG 운반선은 최초로 돛 2개를 장착한 선박인데, 미쓰이OSK는 이를 통해 연료 절감 효과를 최대 12%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돛 2개를 장착한 2번째 선박은 2026년 내로 건조될 예정이다. 미쓰이OSK는 한국 내 주요 조선소들과 협력해 돛 4개를 장착한 선박도 개발에 나섰다. 미쓰이OSK는 8일 기준 윈드 챌린저 장비를 장착한 선박 3척을 운항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25척, 2035년까지 80척으로 선대를 꾸준히 늘릴 계획을 세웠다.
이 같은 변화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절감 목표와도 관련이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해운 부문에서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넷 제로'를 목표로 삼았다.
단기적으로는 기존 연료유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 도입 확대가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연소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암모니아·수소 연료 선박이 보편화될 예측이 나온다.
문제는 차세대 연료 선박의 운영 비용이 기존 연료유 사용 선박보다 운영 비용이 높고, 안정적 점화와 안전 요건 충족을 위해 일정량의 기존 연료유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미쓰이OSK 외 다른 해운업체들도 이런 상황에서 연료 소비를 줄이기 위해 해양 풍력 사용법을 도입하고 있다. 일본의 또 다른 3대 해운 회사인 일본우선(NYK)은 2024년 벌크선에 바람을 빨아들여 압력 차이를 통해 추진력을 얻는 흡입식 돛을 설치했다.
노르웨이 해운사 왈레니우스윌헬름센은 올해 6월 자동차 운반선에 접이식 돛을 설치해 해상에서 시험을 시작했다. 이 돛은 강철과 유리 섬유로 제작되고 높이 46m, 폭 14m에 달한다. 왈레니우스윌헬름센은 돛 설치로 바람이 많이 부는 북대서양 항로에서 연료 소비를 7~10% 절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