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희토류 자립을 위해 심해 채굴에 나선다. 산업 폐수에서 희토류 추출을 시도하기도 한다. 지난 1월 중국이 대일본 희토류 수출 금지에 나선 후 일본 정부가 펼쳐 온 희토류 확보 정책의 일환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026년 8월25일 일본 도쿄에 있는 총리대신 관저에 도착해 걷고 있다. ⓒAFP통신=연합뉴스
닛케이아시아는 26일(현지시각) "일본은 경제 안보와 연관된 기술 개발 지원 프로그램을 개편해 해저 희토류 채굴을 장기적으로 지원할 것이다"며 "또 일본원자력연구기구(JAEA) 등 연구기관들이 물과 기름에서 희토류 원소를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산업 폐수에서 희토류를 회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내각부는 첨단 분야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경제안보 중요기술 육성 프로그램인 'K 프로그램'을 개편해 더욱 유연한 지원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2022년 일본 경제안보추진법에 따라 탄생한 K 프로그램은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팅, 차세대 축전지 등 연구개발에 자금을 지원해 왔다.
K 프로그램에 따르면 지원 대상 사업이 약 5년 안에 성과를 내야 한다. 내각부는 이 점을 개편해 장기적 지원을 가능하게 하고 드론 등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에 관해 단기적 맞춤형 지원도 가능하게 하려 한다.
개편된 지원 프로그램의 유력한 후보 사업 가운데 하나로 심해 희토류 자원 개발이 꼽히고 있다. 도쿄에서 남동쪽으로 약 1900km 떨어진 태평양 산호 환초인 미나미토리시마 인근 해역의 희토류 자원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상용화되기까지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수천억 엔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정부는 정부 예산으로 자금을 지원해 막대한 초기 투자 부담을 줄여 민간 투자를 유도하고자 한다. 희토류가 함유된 심해 흙을 추출하는 전용 선박 건조도 계획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일본 연구기관들은 물과 기름에서 희토류 원소를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희토류 자립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섰다. 이는 JAEA가 개발한 원자력 시설에서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기술에 기반한 것이다.
특정 금속과 결합하는 화학 구조를 가진 흡착제는 회수 대상 원소에 따라 변형되는데, 이를 통해 액체 속 희토류가 회수 가능하다. 기존 희토류 추출 방식에서는 물과 기름이 혼합된 복합 산업 폐수에서 희토류를 분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새로 개발된 흡착제는 물과 기름 모두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혼합액에서도 목표 금속을 포집할 수 있다.
실제 시험 결과 이 흡착제는 물과 기름이 혼합된 용액에서 LED 및 LCD용 형광체에 사용하는 희토류 원소 유로퓸을 완벽하게 추출해냈다. 강산성 용액에서도 흡착제를 이용해 유로퓸의 포집 및 회수가 가능했고 흡착제 자체도 재사용이 가능했다.
이 흡착제는 구슬 모양으로도 가공이 가능해 기업들이 생산 공정을 크게 바꿀 필요 없이 기존 폐수나 폐유 처리 시설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상용화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번 시험에서는 1g 정도의 흡착제만 사용됐기에 대량생산을 위한 효율적 생산 방법을 개발해야 하고, 흡착제에서 희토류를 분리하고 정제하는 기술에 관해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JAEA의 아라이 요이치 소장은 닛케이아시아에 "시장 수요를 평가하고 새로운 흡착제 설계에 나서 약 10년 안에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희토류를 자체 생산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려 노력하고 있다. 지난 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국이 대만을 침략하는 경우 개입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하자 중국은 대일본 희토류 수출 금지 조치를 내렸다.
희토류는 첨단 산업인 전기 자동차와 전자 기기 등에 필수적으로 쓰인다. 이에 일본은 희토류 자체 공급 및 공급망 다원화를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