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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패 의혹은 새삼스럽지 않다. 가족의 가상자산 사업부터 에어포스원으로 쓰겠다며 카타르 소유 항공기를 받은 일, 선거 후원자를 돕기 위해 미국과 캐나다를 잇는 다리 개통을 미룬 일 등이 대표적이다.

[허프 US] 뇌물·성범죄·주식 거래 : 공화당의 부패 문제는 트럼프만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네 번째)이 1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주 가든시티에서 마이크 리페트리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 후보의 발언을 듣고 있다. ⓒAFP/연합뉴스

민주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부패 의혹을 주요 쟁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다만 상원을 탈환하려면 트럼프 개인을 공격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8월 의회 휴회기를 맞아 지역구로 돌아간 민주당 후보와 현역 의원들은 공화당 상원 후보들이 연루된 지역 비리와 워싱턴 정가에 만연한 부패를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지역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규모까지 작은 것은 아니다. 오하이오주에서는 대형 전력회사가 연루된 뇌물 사건이 터졌고, 조지아주에서는 전 비서실장의 여자친구를 채용한 공화당 후보가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다. 텍사스주에서는 정치권에 든든한 인맥을 둔 성범죄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유죄협상을 받아냈다. 미시간주와 뉴햄프셔주의 공화당 후보들은 정계와 업계를 오가며 거액을 벌었다.

민주당이 부패 문제를 선거 전면에 내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만 그동안의 성과는 엇갈렸다. 이번에는 워싱턴D.C.의 부패와 함께 장바구니 물가와 의료비, 에너지 요금을 끌어올렸다는 유권자들의 불만을 공화당 후보에 대한 반대표로 바꾸겠다는 계산이다.

민주당에 더 강력한 반부패 공세를 주문해온 앤디 김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 문제는 경선에서도 유권자를 움직일 수 있고, 특히 부동층이 들어오는 본선에서는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메시지는 진영에 따라 투표하는 골수 지지층뿐만 아니라 양당 모두를 못 미더워하고 아직 누구를 찍을지 정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통한다"고 주장했다.

관건은 부패 의혹이 유권자의 살림살이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보여주는 일이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과거 이 연결고리를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당시 워싱턴D.C.주의 트럼프 소유 호텔을 둘러싼 부패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당시 공세가 "더 넓은 유권자층에 가닿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돈벌이가 자신의 지갑에 어떤 피해를 주는지 유권자들이 체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고 바라봤다.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이 각종 이권 챙기기에 몰두하느라 생계비 상승과 같은 핵심 현안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는 점을 더 효과적으로 알리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올해 들어 이 메시지가 비로소 선명해지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공화당은 이런 공세가 선거에서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한다. 같은 잣대를 들이대면 민주당 후보들도 깨끗하지 않다고 반박한다. 뉴햄프셔주의 크리스 파파스 하원의원은 로비스트와 결혼했고, 메인주와 오하이오주의 민주당 후보들은 평생 정치를 직업으로 삼아온 인물들이라고 지적한다.

민주당 인사 대부분이 거액 후원자인 리드 호프먼과 연결돼 있다고도 주장한다. 호프먼은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의 개인 섬을 두 차례 방문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 선거위원회(NRSC)의 버나데트 브레슬린 대변인은 "배우자의 회사를 법적 책임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입으로는 비난하던 엡스타인 연루 유력 인사에게서 후원금을 받고, 납세 의무까지 피해온 파파스와 오소프, 탈라리코, 브라운 같은 민주당 인사들은 반부패를 외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 53석, 민주당 47석이다. 민주당이 중간선거의 유리한 흐름을 타고 상원을 되찾으려면 11월 선거에서 4석을 더 가져와야 한다.

민주당이 가장 기대를 거는 곳은 노스캐롤라이나주다. 메인주와 텍사스주, 오하이오주, 아이오와주, 알래스카주도 공략하고 있다. 공화당은 미시간주와 조지아주를 노리고 있지만 조지아주에서는 민주당이 앞선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허프 US] 뇌물·성범죄·주식 거래 : 공화당의 부패 문제는 트럼프만이 아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민주당 상원의원들의 주례 오찬 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반부패는 이미 민주당의 핵심 선거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의회가 8월 휴회에 들어가기 직전 흩어져 있는 반부패 기관을 하나로 묶어 "반부패국"을 만드는 법안을 발의했다. 국민을 속여 부당한 이득을 챙긴 공직자를 상대로 시민과 주 법무장관이 직접 소송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슈머 원내대표는 내셔널프레스클럽 연설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부패가 터진다"며 "하지만 수법은 늘 같다. 트럼프가 챙기고 미국 국민이 값을 치른다"고 말했다.

존 오소프 상원의원과 제임스 탈라리코 텍사스주 하원의원은 이번 반부패 공세의 선봉에 서 있다. 두 사람 모두 부패 척결을 주요 의제로 내세워왔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워싱턴 정치권 전반을 거침없이 비판한 발언이 온라인에서 확산되면서 진보층의 주목을 받았다.

상대 후보들도 약점이 수두룩하다. 오소프 의원은 앞서 언급한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 대상인 마이크 콜린스 하원의원과 맞붙는다. 콜린스 의원은 운송업으로 재산을 불린 뒤 해당 업계에 유리한 정책들을 지지해왔다. 현재 판세는 오소프 의원에게 기울어 있다.

탈라리코 의원의 상대는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이다. 팩스턴 장관은 성범죄자에게 관대한 유죄협상을 허용했고 증권사기 혐의로 기소됐으며, 텍사스주 하원에서 탄핵소추까지 당했다.

중도 성향인 크리스 파파스 민주당 하원의원도 반부패 공세에 뛰어들었다. 뉴햄프셔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파파스 의원은 선거전 초반부터 공화당 후보 존 수누누 전 상원의원을 비판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파파스 의원은 수누누 전 의원이 상원의원 시절 제약·건강보험 업계의 세금을 깎아주는 데 찬성하고, 퇴임 후에는 이들 업계에서 일하며 3500만 달러를 벌었다고 주장했다.

파파스 의원은 광고에서 "나는 워싱턴에서 이런 부패와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주지사도 지난주 유세에서 상대 후보인 마이클 와틀리 전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을 "오랫동안 대형 석유회사와 전력회사를 대변해온 로비스트"라고 몰아세웠다. 와틀리 전 위원장이 듀크에너지 주식을 보유한 사실도 꺼내 들었다.

쿠퍼 주지사는 밴스 카운티 유세에서 "그는 수년 동안 이들 기업 편에서 싸워왔다"고 말했다.

메인주에서도 같은 전략이 쓰이고 있다. 민주당은 워싱턴 정계에서 수십 년을 보낸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점을 파고든다. 2020년 선거에서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던 주장이다.

트로이 잭슨 후보 측은 콜린스 의원의 배우자가 오랫동안 로비스트로 활동해온 인사라는 사실과 그가 올해 '로비스트 무도회'에서 상을 받은 일을 부각하고 있다. 공화당은 잭슨 후보가 메인주 상원의장을 지낼 당시 그의 아들도 주정부를 상대로 로비 활동을 벌였다고 맞받았다.

민주당이 가장 불안해하는 곳은 미시간주다. 슈머 원내대표 측 인사들이 운영하는 슈퍼팩은 마이크 로저스 전 하원의원이 의회를 떠난 뒤 기업에서 거액을 벌어들인 과정을 겨냥한 광고를 내보냈다.

광고 속 남성 내레이션은 "마이크 로저스는 워싱턴에 남아 거대 이익집단에 베푼 호의의 대가를 챙겼다"며 "과거 자신이 몸담았던 위원회와 관련된 기업들로부터 수백만달러를 벌었다"고 주장한다.

이어 "로저스는 그렇게 부자가 돼 플로리다의 대저택을 샀고, 호화 요트도 두 척이나 들였다"고 말한다.

진보 성향의 압둘 엘사예드 후보도 상대인 로저스 전 의원의 부패 의혹을 파고들고 있다. 그는 19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열어 로저스 전 의원이 부패를 되풀이하며 기업의 이익을 대변해온 행적을 비판하겠다고 예고했다.

* 허프포스트코리아는 미국 허프포스트와 제휴를 통해 기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번역·정리 강서원 허프포스트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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