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한화M&S) 미래전략총괄 사장이 독립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라이프’ 사업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김 사장은 명품과 호텔, 리조트, 식음료(F&B) 등 소비자의 일상과 맞닿은 사업을 묶어 프리미엄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2029년 재개장을 목표로 대규모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더 플라자 조감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서울 중구 더 플라자의 호텔 경쟁력과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해 오는 9월30일 영업을 중단하고 내년 초부터 약 3년간 대규모 새단장에 들어간다고 19일 밝혔다. 2010년 이후 16년여 만의 대규모 공사로, 2029년 다시 문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개관 50주년을 맞은 더 플라자는 이번 새단장을 통해 최고급 객실을 늘리고 전용 휴게공간과 미식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 최고급 호텔로 탈바꿈한다.
이번 새단장의 핵심은 객실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객실 한 곳과 호텔에서 누리는 경험의 가치를 높이는 데 있다. 기존 디럭스급 객실 중심에서 최고급 스위트 객실을 확대하고 객실 안에 업무 공간을 마련한다. 비즈니스 고객이 이용하는 클럽라운지도 규모와 서비스를 키운다.
미식 콘텐츠도 강화한다.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을 비롯한 세계적인 고급 식당 유치를 추진하고 기존 더 플라자 다이닝과 연계해 최고급 미식 콘텐츠를 모은다. 세계적인 고급 독립호텔 연합체인 더 리딩 호텔스 오브 더 월드(LHW) 가입도 추진한다. 외관은 50년 동안 이어온 정체성을 고려해 최대한 보존하면서 내부 공간과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방식이다.
더 플라자의 변화는 한화M&S 출범 이후 김 사장이 맡게 된 라이프 사업 곳곳에서 나타나는 고급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한화M&S는 테크와 라이프를 두 축으로 두고 있으며 라이프 부문에는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아워홈 등이 포함됐다. 김 사장은 미래전략총괄로서 새로운 사업 발굴과 방향 설정을 맡는다.
한화갤러리아에서는 약 9천억 원이 투입될 예정인 갤러리아 명품관 재건축이 대표적이다. 기존 명품 판매 공간을 넘어 식음과 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글로벌 고급 백화점으로 재편하는 움직임이다. 여기에 서울 신사동과 청담동, 서교동, 중구 순화동 등 핵심 상권의 부동산을 잇달아 확보하며 백화점과 F&B, 신규 콘텐츠를 담을 거점도 넓히고 있다.
호텔·리조트에서는 안토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파라스파라 서울을 인수해 안토로 새롭게 단장한 데 이어 풀사이드 다이닝 ‘부에노 비치클럽’을 선보였다. 객실만 고급스럽게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미식과 여가 콘텐츠를 붙여 리조트에서 보내는 시간 자체의 가치를 높이는 방식이다.
식음료에서도 고급화 움직임이 뚜렷하다. 한화는 지난해 아워홈 지분 58.6%를 약 8700억 원에 인수한 데 이어 고메드갤러리아를 통해 신세계푸드 급식사업부도 1200억 원에 인수했다. 아워홈은 고급 주거단지와 컨벤션 등 프리미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고급 식재료와 외식 메뉴를 적용하고, 기존 5천 원 수준이던 급식 객단가를 7천~8천 원 수준으로 높이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외식 사업에서도 고급 식음료 콘텐츠를 직접 키우고 있다. 한화푸드테크는 지난 4월 광화문에 ‘더 플라자 다이닝’을 열고 고급 한식당 아사달, 중식 파인다이닝 도원·S, 그릴 다이닝 파블로 그릴 앤 바를 한 공간에 모았다. 1천여 종의 와인과 VIP룸, 숙성육과 활 해산물 등을 앞세워 미식 경험을 강화했고, 1인당 10만 원대의 코스 메뉴를 선보였다. 한화갤러리아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 역시 국산 원유와 높은 유지방 함량, 자체 생산시설 등을 내세우며 고급 식음료 시장을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