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왼쪽)와 정청래 후보의 승부가 8월17일 가려진다. 15일부터 중요한 순회 경선 결과가 공개된다. ⓒ연합뉴스
초반 순회경선부터 엎치락뒤치락 접전을 벌여온 정청래·김민석 후보는 승기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두 후보 간 표 차이가 크지 않은 데다 처음 도입된 1인 1표제와 선호투표제, 국민 여론조사까지 맞물리면서 마지막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승부의 관전 포인트는 호남과 서울·경기 지역경선에서 발생할 '10%포인트 안팎의 격차' 여부, 지역별 권리당원 투표율, 그리고 최종 결과의 30%를 차지하는 국민여론조사 등 세 개로 압축된다.
14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은 전남·광주 37.63%, 전북 35.22%, 서울 45.31%, 경기 46.74%로 집계됐다. 호남권은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서울과 경기는 12일과 13일에 투표가 이뤄졌다.
온라인으로 투표를 하지 못한 권리당원들은 ARS 투표를 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ARS 투표율은 대략 10% 안팎을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호남권 최종투표율은 46~47%, 서울·경기는 55~5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 김민석은 호남·정청래는 수도권에서 우세, 득표율 격차 기준은 '10%p'
현재까지 권리당원 투표 결과 김민석 후보(46.01%)가 정청래 후보(44.53%)를 근소하게 앞서지만 민주당 권리당원의 70% 이상이 호남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금까지의 누적 득표율으로 최종 승자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 후보와 김 후보의 셈법은 서로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다. 정 후보는 호남에서의 격차를 최대한 줄이고 서울·경기에서 큰 폭으로 승리해 역전을 기대하고 있다. 반대로 김 후보는 호남에서 정 후보와의 격차를 최대한 벌려 서울·경기에서 정 후보의 추격을 최소화해야 한다.
결국 핵심은 두 후보가 자신의 강세 지역에서 상대 후보보다 얼마나 앞서느냐가 되는 셈다. 특히 호남과 서울·경기 지역경선에서 후보 간 득표율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질 경우 최종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이번 호남, 수도권 순회경선은 단순히 '호남 김민석 승리, 수도권 정청래 승리'라는 결과보다 각 지역에서 몇 %포인트 차이가 났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 ⓒ더불어민주당
◆ 호남보다 높은 수도권 투표율, 누구에게 유리할까
두 번째 변수는 지역별 투표율이다.
현재까지 온라인 투표율만 보면 서울·경기가 호남보다 약 1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ARS 투표가 추가되면 최종 격차는 다소 줄어들 수 있지만, 수도권 권리당원의 투표 참여가 상대적으로 활발하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조직 표심보다는 당원들의 바닥 표심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투표율이 낮은 경우에는 탄탄한 조직표를 보유한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호남권 권리당원 수는 51만2754명, 수도권 권리당원 수는 약 59만6천명이다. 권리당원 수가 더 많은 수도권이 호남권보다 투표율이 10%포인트 높다는 점은 정청래 후보의 득표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박시영 주식회사박시영 대표는 13일 박시영TV에서 "서울과 경기는 조직표가 작동되기보다는 자발적으로 투표하는 당원들이 많다"며 "정청래 후보 측은 호남에서 밀리더라도 서울·경기에서 10%포인트 이상 격차로 이기면 역전의 발판이 마련되는데 호남 투표율이 45% 수준이라면 서울·경기 투표율은 55%를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승용 메타보이스 이사도 최근 KBS라디오 무등의 아침에서 "호남에서 김민석 후보의 우세는 여론조사나 그동안의 조직력으로 본다면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인데 투표율에 따라 김민석 후보가 얻을 수 있는 득표율의 마진이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높은 투표율을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변수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중요한 것은 투표율 자체가 아니라 어떤 후보의 지지층이 더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했는지 여부라는 것이다. 서울·경기에서 투표율이 높더라도 정 후보의 지지층이 결집했다면 정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뉴이재명 성향의 권리당원들까지 폭넓게 참여했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 국민여론조사 30%, 박빙일수록 영향력 커져
정청래 민주당 당대표 후보 지지층들이 공유하고 있는 국민여론조사 홍보 웹자보. ⓒ엑스 갈무리
민주당 전당대회의 마지막 변수는 국민여론조사다. 민주당은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한다. 최종 당대표 선출 결과에는 권리당원·전국대의원 투표와 함께 국민여론조사 결과가 30% 반영된다.
민주당 국민여론조사는 당에서 만든 DB 800만 개를 여론조사 회사에 나눠준 다음 무작위로 선택된 DB를 통해 진행된다. 다만 DB를 생성할 때 권리당원 명부와 대조해 권리당원은 뺀다. 즉, 민주당 권리당원에게는 여론조사 전화를 걸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국민여론조사가 결과를 결정지을 핵심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청래, 김민석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치면서 한 사람이 권리당원 투표에서 50%를 넘기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국민여론조사 결과가 승부를 판가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청래 후보와 김민석 후보의 우열이 조사 방식과 조사 대상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특정 조사 결과만으로 국민여론조사의 향방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이번 전당대회에서 국민여론조사가 단순한 보조 지표가 아니라 승부를 결정할 수 있는 핵심 변수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를테면 권리당원·대의원 투표에서 김 후보가 정 후보를 2% 포인트 앞선다고 해도 최종 결과에서 김 후보가 그대로 2% 포인트 앞서는 것은 아니다. 당원투표가 전체의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1.4% 포인트로 줄어든다. 이때 30%가 반영되는 국민여론조사에서 정 후보가 김 후보를 5% 포인트 차이로 이기면 최종 결과에 1.5%포인트 반영되면서 오히려 정 후보가 최종 득표율에서 앞설 수 있다.
게다가 이번 민주당 국민여론조사는 유효응답 수 2천명을 채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에 참여한 권리당원 수가 75~80만 명이라면 훨씬 적은 표본을 대상으로 실시하면서도 30%가 반영되는 국민여론조사 응답자 1명의 영향력은 매우 큰 셈이다. 이 때문에 정 후보와 김 후보 지지층 모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여론조사에 대한 적극적 응답을 호소하는 웹자보를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
결국 8·17 전당대회의 승부는 10%포인트의 경선결과 격차, 권리당원 투표율, 국민여론조사라는 세 가지 변수가 어떻게 조합되느냐에 따라 최종 결정되기 때문에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1차 투표에서 승부를 보지 못하고 2차 선호투표제 합산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13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3자 구도고 호남의 투표 성향, 후보 면면의 관계성을 보면 송영길 후보가 호남에서는 표가 좀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경기도나 서울 쪽에서도 3자 구도가 그 정도 구도에서 과반이 없는 상태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크고 (현재 1위인) 김민석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으로 선출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