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기업의 자율에 맡겼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이번 개정안은 7월8일 당정 협의를 거쳐 확정된 ‘ESG 공시 제도화 방안’을 뒷받침하기 위한 후속 입법이다.
ESG 공시는 2021년 금융위원회가 최초로 ‘ESG 공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5년 만에 당정의 최종안이 마련돼 이번 입법으로 이어지게 됐다.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상장기업이 대상이다.
한정애 의원 ⓒ 연합뉴스
6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서병)은 이 같은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ESG 공시는 기업이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와 관련된 비재무적 성과와 위험 정보를 이해관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활동을 말한다. ESG는 현재 기업경영의 핵심 요소로 인식되고 있고 일부 기업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고 있지만, 법정공시가 아닌 자율공시다.
개정안에는 사업보고서에 기업의 자금조달이나 재무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ESG 정보를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인 공시 대상 기업의 자산 규모와 공시 항목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공시 의무는 2027년 1월1일 이후 시작하는 사업연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12월 결산법인의 경우 2027사업연도 사업 내용을 담아 2028년에 제출하는 사업보고서부터 첫 공시가 이뤄진다.
또한 법안은 기업이 공시하는 ESG 정보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독립된 제3자(지속가능성 인증기관)의 인증을 의무화했다. 제3자 인증은 2029년(2030년에 제출하는 사업보고서)부터 적용된다. 지속가능성 인증기관은 일정 기준 이상의 자기자본, 전문인력, 이해상충 방지체계 등을 갖춰 금융위원회에 등록해야 한다.
기업이 새 공시 제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초기 3년간 책임을 면제하는 장치도 마련됐다. 각 기업이 공시 의무를 처음 적용받는 3개 사업연도에는 고의 없이 발생한 오류·누락에 대한 행정·민사·형사책임이 면제된다. 다만 고의로 허위공시한 경우 행정·민사상 책임을 진다.
한정애 의원은 “ESG 공시는 이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기업 경쟁력과 투자자 신뢰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며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공시체계를 조속히 마련하는 동시에 기업이 제도 변화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개정안은 공시 의무화와 인증제도 도입뿐 아니라, 초기 책임 면제와 추정정보 보호 장치까지 종합적으로 담아 제도가 현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면서 “기업의 부담은 최소화하면서도 우리 기업이 글로벌 공시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 공시체계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