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복날의 몸보신은 '오랜 시간 푹 끓인 정성'이었다. 지금은 '3분이면 완성되는 간편함'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복날 식탁의 풍경이 달라진 것이다.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는 단체급식 사업장에서 정관장과 협업해 개발한 홍삼을 활용한 단체급식 특식 메뉴 '홍삼삼계탕'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
1인 가구 증가와 고물가, 간편함을 중시하는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 집에서 손쉽게 즐기는 보양식이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 식품업계도 이러한 변화에 맞춰 삼계탕을 비롯한 다양한 보양식을 가정간편식(HMR)으로 선보이며 복날 특수 공략에 나섰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빠르게 성장한 HMR 시장이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은 2017년 3조억 원대에서 2023년 6조 원을 넘어섰으며, 올해는 7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인 가구는 804만 가구를 넘어 전체 가구의 36%를 차지했고, 맞벌이 증가와 외식 물가 상승까지 맞물리면서 '간편하지만 제대로 된 한 끼'를 찾는 소비가 일상이 됐다.
이러한 변화는 복날 소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과거에는 삼계탕 전문점을 찾거나 집에서 백숙을 끓여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전자레인지나 냄비만으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삼계탕 HMR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외식비 부담과 조리 시간 단축에 대한 수요가 맞물리면서 '집에서 즐기는 몸보신'이 새로운 복날 풍경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식품업계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복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는 단순히 삼계탕 제품을 출시하는 수준을 넘어 맛집과 셰프, 건강 브랜드와의 협업을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이 두드러진다. 집에서도 외식 못지않은 보양식을 간편하게 즐기려는 소비자를 겨냥한 것이다.
롯데웰푸드는 간편식 브랜드 '식사이론'을 통해 대구 백년가게 '일월정'과 협업한 '일월정 흑마늘 삼계탕'을 선보였다. 백년가게의 노하우를 접목해 전문점의 맛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CJ제일제당은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출연으로 인지도를 높인 최강록·윤나라 셰프와 협업해 비비고 삼계탕을 출시하며 '셰프 레시피'를 앞세웠다.
현대그린푸드는 정관장과 손잡고 홍삼삼계탕을 비롯한 특식 메뉴를 전국 단체급식 사업장에 선보이며 건강 이미지를 강화했고, 농협목우촌은 쌍화농축액을 더한 '쌍화삼계탕'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하림과 BBQ도 복날 수요를 겨냥한 보양식 제품과 선물세트를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복날 메뉴도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 '복날에는 삼계탕'이라는 오랜 공식을 넘어 소비자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보양식 소비가 다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1인 가구부터 가족 단위까지 소비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복날도 하나의 음식을 먹는 날이 아니라 각자의 취향에 맞는 ‘몸보신’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오뚜기는 동대문 닭한마리 골목의 맛을 구현한 '동대문식 닭한마리 칼국수' 라면을 선보였고, KFC 역시 복날 한정 치킨 메뉴를 출시하는 등 치킨을 새로운 보양식으로 제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