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숫자로 보기 어려운 날짜가 환자용 앱 화면에 등장했다. 스마트폰 앱에 세월호 참사 당일 날짜가 입력 예시로 사용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업의 사회적 감수성과 검수 시스템을 둘러싼 비판이 나왔다.
레몬헬스케어가 개발·운영하는 환자용 앱 '레몬케어'의 가족 등록 화면에서 생년월일 입력 예시로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시 20140416'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왼쪽). 레몬헬스케어가 14일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 내용 중 일부. ⓒ레몬헬스케어
최근 고려대병원 모바일 앱의 환자 생년월일 입력란 예시에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시 20140416으로 입력"이라는 안내 문구가 표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온라인에서는 해당 날짜 선택을 두고 비판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20140416은 너무 뜬금없는 예시인데 진짜 노렸네", "회원가입 신청하지도 못하는 2014년생 열두 살을 예시로 드는 게 맞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해당 앱은 레몬헬스케어가 개발·운영하는 환자용 앱 '레몬케어'로, 누적 다운로드 수는 1천300만 건을 돌파했다.
운영사 레몬헬스케어는 14일 사과문을 올리며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으신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그 아픔을 함께 견뎌 오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드렸다"며 "어떤 말로도 용서를 구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회사는 이어 "특히 문제가 된 화면이 유가족과 국민께서 이용하시는 전국 주요 병원의 환자용앱에서 발견됐다는 사실 앞에서 저희는 더욱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고개 숙였다.
레몬헬스케어가 개발·운영하는 환자용 앱 '레몬케어'의 가족 등록 화면에서 생년월일 입력 예시로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시 20140416'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레몬헬스케어
회사는 경위를 조사한 결과, 해당 문구가 과거 앱 개발 과정에서 처음 작성된 뒤 여러 차례 화면 개편을 거치는 동안 별도의 검증 없이 그대로 재사용돼 온 사실을 확인했다.
레몬헬스케어는 문제를 인지한 즉시 해당 입력 예시 날짜를 수정했고, 전체 고객 병원의 환자용 앱에도 적용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레몬헬스케어는 "최초 작성 경위에 대해서는 계속 확인하고 있다"면서도 "해당 문구를 최초 작성하고 검수에 관여했던 인력은 현재 재직하고 있지 않아 직접적인 인사 조치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레몬헬스케어가 14일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 ⓒ레몬헬스케어
레몬헬스케어는 "환자용 앱을 사용하는 전국의 140여개 주요 종합병원 고객 여러분께 큰 누를 끼쳤다"며 "환자용 앱으로 화면 내 문구의 작성과 관리는 전적으로 저희 회사의 영역이며, 병원은 이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걸러내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회사 책임이며, 그 최종 책임은 대표이사인 저에게 있다"며 "향후 대표이사가 재발 방지 대책 수립과 이행을 직접 관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레몬헬스케어는 2017년 설립된 스마트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으로, 병원과 환자를 연결하는 모바일 의료 서비스를 개발·운영하고 있다. 환자용 앱 '레몬케어'를 통해 진료 예약, 진료비 결제, 전자처방전, 실손보험 청구 등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