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발전소와 교량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했다. 발전소와 교량은 민간 시설로 이를 파괴하는 것은 전쟁범죄이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료 20%를 부과하겠다고 장담했던 것을 하루 만에 철회했다. 미국 의회에서 전쟁수행을 뒷받침할 국방예산 처리가 가로막힐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각) 폭스뉴스와 나눈 인터뷰에서 이란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지 않는다면 다음 주부터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을 공격대상으로 삼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이란을 매우 강하게 공격하고 있다”며 “이란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는 방안은 마지막까지 남겨두겠지만 궁극적으로 다음 주부터는 발전소와 교량도 공격대상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발전소와 교량은 민간 시설로서 이를 파괴하는 것은 전쟁범죄이다. 미국은 종전 협상 직전까지 1만 번이 넘는 공중 폭격을 통해 지상에 드러난 군사 시설의 거의 전부를 파괴했다. 새롭게 전쟁을 재개해도 타격할 곳이 없자 민간 시설에 눈독을 들이는 셈이다.
더구나 이런 위협이 처음도 아니다.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되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은 ‘문명 파괴’라는 더욱 극단적 발언도 내놓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3월21일 ‘48시간 시한’을 제시하면서 이란 쪽에 협상테이블에 나올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때에도 이란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하지만 이란 국민들은 발전소 등 에너지 시설 앞에 모여들어 ‘인간 방패’가 되겠다고 했고, 미국 안팎의 싸늘한 여론에 트럼프 대통령은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이번 발전소 교량 파괴 발언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이란은 이전에도 자국의 민간 시설이 파괴된다면 중동 국가의 담수화 시설 등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는 중동 국가들의 생존이 달린 문제다.
이와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민간 선박 화물가액의 20%를 미국이 통행료로 걷겠다고 밝혔다가 하루 만에 이를 철회했다. 국제사회에서 항행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이 쇄도한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중동지도자들과 매우 생산적 대화를 했다”며 “나는 미국의 20% 보상수수료(통행료)를 다양한 중동국가들이 미국과 맺을 무역 및 투자협정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미국 의회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미국 상원은 13일 1조1500억 달러(한화 약 1714조5천억 원) 규모의 미국 국방지출과 관련된 연례 국방수권법안(NDAA) 처리를 위한 절차적 표결을 50대 46으로 부결시켰다. 민주당은 표결에 참여한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리처드 블루먼솔 민주당 상원의원은 14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방수권법안이 이란전쟁에 대한 국민투표가 됐다"고 밝혀, 이번 부결이 단순한 예산문제를 넘어 이란전쟁 지속에 대한 반대표시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국방수권법안의 부결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880억 달러(약 131조 원) 규모의 긴급 추가예산을 미국 의회에 요청해놓은 상태에서 벌어졌다.
여기에 미국 의회에서는 이란전쟁 발발 뒤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수행권한을 제약하려는 전쟁권한 결의안 표결이 지속적으로 안건으로 올라오고 있다. 비록 상하원에서 여러 차례 부결되긴 했지만 표차는 계속 좁혀지는 추세다.
특히 올해 5월 하원 표결은 212대 212 가부동수로 부결됐고, 상원에서도 공화당 의원이 4명 이탈해 전쟁반대 결의안에 찬성하는 등 여당 내 이탈표가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