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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2공장을 거점 삼아 북미 최대의 화장품 제조 허브로 키워 나가겠다.”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이 2025년 7월 콜마USA(한국콜마 미국 법인) 제2공장 준공식에서 한 발언이다.

그러나 윤 부회장의 발언 이후 1년이 지난 이 시점, 미국 법인은 여전히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8월9일부터 자외선차단제 시장에서 사용 가능 성분을 추가하겠다고 예고했다.

FDA의 이번 조치로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윤 부회장이 이 수혜의 온기를 미국 법인으로까지 전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콜마 '최대 실적' 전망에도 미국 법인 적자 탈출 난망 : 윤상현 'FDA 허가' 자외선차단 성분으로 반전 꾀한다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자외선차단제 성분 규제 완화를 계기로 미국 법인의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허프포스트코리아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 미국 법인은 2분기 부진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콜마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 한국콜마는 날았지만 미국콜마는 멈췄다

허제나 DB증권 연구원은 13일 화장품 산업 분석 보고서에서 "한국콜마는 기존 강점을 보인 자외선차단 제품뿐 아니라 스킨케어까지 생산 품목이 다변화되며 성장이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2분기 연결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미국 법인은 매출 169억 원, 영업손실 3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2025년 2분기부터 5분기 연속 영업손실이 이어지는 것이다. 한국콜마는 1분기 잠정실적발표 자료에서 미국 법인의 적자 원인으로 최대 고객사의 주문 감소를 제시했다.

한국콜마는 2025년 7월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제2공장을 준공했다. 이에 기존 1공장과 합쳐 연간 3억 개 규모의 화장품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공시에 따르면 미국 법인의 1분기 평균가동률은 8.8%에 불과했다. 1년 전 같은 기간에는 75.4%였다. 제2공장 준공으로 분기당 생산가능수량은 1700만 개에서 7395만 개로 4배 이상 늘었으나 생산수량은 오히려 1282만 개에서 654만 개로 거의 반토막 난 데 따른 결과다.

◆ 전방에 나설 'K-뷰티', 후방에서 한국콜마가 지원한다

이런 가운데 8월9일부터 미국 일반의약품(OTC) 자외선차단제에 베모트리지놀(bemotrizinol) 성분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FDA가 6월9일 연방 식품·의약품·화장품법에 따라 자외선차단제 활성 성분 목록에 베모트리지놀을 추가한다는 내용을 담은 최종 행정명령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베모트리지놀은 자외선 A와 B 모두를 차단하며 피부를 통해 체내로 흡수되는 정도가 낮은 성분이다. 이에 그동안 여러 국가에서 자외선차단 성분으로 사용됐지만 미국에서는 활용이 제한돼 왔다. 미국은 자외선차단제를 화장품이 아닌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해 까다로운 규제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이번 FDA 승인으로 'K-뷰티'의 제대로 된 역량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 화장품 기업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선케어 제품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미국 시장에서는 FDA 승인 성분의 한계 때문에 제 실력을 다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라며 "이번 승인으로 유럽·아시아 시장에서 검증된 제품을 미국 소비자에게 그대로 선보일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에 미국 자외선차단제 시장의 문이 넓어짐에 따라 후방에서 개발·생산을 담당하는 한국콜마 역시 수혜가 예상된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25일 한국콜마 분석 보고서에서 "FDA가 신규 성분을 27년 만에 추가하며 여러 선케어 성분과 제형을 취급해 온 국내 ODM에 중장기 수혜가 나타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 점유율 80%로 실력은 증명했다, 이제는 결과가 필요할 때

ODM 가운데는 한국콜마가 자외선차단 분야에서 특히 강점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ODM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현재 국내 자외선차단제 시장에서 70~80%의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에서도 일찍이 기반을 닦았다. 한국콜마는 2013년 화장품업계 최초 FDA로부터 자외선차단제 OTC 인증을 획득했다.

압도적 점유율은 한국 시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의 7월1일 화장품 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미국 아마존에서 가장 인기있는 얼굴용 자외선차단제 100가지 가운데 한국 제품은 19개, 이 중 한국콜마가 제조한 제품은 13개였다. 약 68%에 달하는 비중이다.

또 한국콜마는 2025년 8월 단순 개발·생산 기업을 넘어 자외선차단제 국제 임상시험 기관으로 도약했음을 알렸다. 프랑스 비피아(BIPEA)가 주관한 자외선차단제 효능을 평가하는 국제 숙련도 시험에 합격한 것이다. BIPEA는 자외선차단제 임상 평가의 정확성을 검증하는 세계 유일의 기관이다. 숙련도 시험은 보통 임상 전문 기관들이 수행하지만 한국콜마는 제조업체 가운데 최초로 임상 테스트 역량을 인정받았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베모트리지놀에 관한 연구개발 경험과 처방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며 "미국 제2공장은 스킨케어와 선케어 제품 생산에 특화돼 있어 이번 신규 원료 등록이 콜마USA의 실적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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