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드고 김민석 전 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의 경쟁에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5명을 뽑은 최고위원 선거가 또 하나의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은 당 대표의 리더십이 강하지만 최고위원들의 영향력도 상당하다. 당 대표의 독주를 막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인원은 적지만 결집력이 강한 '소수정예' 친청계가 최고위원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민석 전 총리(왼쪽부터),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청래 전 대표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LDC)에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이 사실상 당대표 경선과 한 몸처럼 굴러가는 '당대표 주자 대리전' 양상으로 굳어지고 있다. 최고위원 후보들이 저마다 지지하는 당권 주자를 대변하며 상대 진영을 공격하는 러닝메이트 구조인 셈이다.
이재영 국민의힘 강동을 당협위원장은 10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민주당 전대를 두고 "실제로 보면 쏠쏠한 재미는 대리전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최고위원 후보들 사이의 경쟁을 두고 "저렇게 얘기하고도 서로 같은 당에 있을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세게 붙은 것 같다"고 말했다.
친석계(친김민서계)는 일찍부터 많은 인물들이 최고위원에 출마하며 진영을 구축했다. 이재명 대통령 대장동 사건 변호인이었던 이건태 의원이 7일 국회에서 출마를 공식화한 것을 시작으로, 박선원·김영호·박성준·서미화 의원과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의 출사표가 이어졌다.
반청계이면서 친석계로 분류되는 출마자만 8명이 넘는다. 이건태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당·정·청 간 1미리(m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정 전 대표에게 날을 세웠다.
친청계(친정청래계) 측도 정 전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한민수 의원이 14일 국회에서 최고위원에 출마하며 시동을 걸었다. 한 의원은 다른 출마 후보들을 향해 "당선 전략으로 전 당대표를 공격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정 전 대표를 엄호하기도 했다. 여기에 최민희 의원과 전날 최고위원직에서 자진 사퇴한 이성윤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번 최고위원 선거의 최대 관건은 선출직 5석 가운데 과반인 3석 이상을 어느 진영이 확보하느냐다. 누가 당대표로 선출되더라도 자신의 계파가 최고위원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면, 출범 초기부터 지도력이 흔들리는 '반쪽짜리 지도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고위원 5석을 두고 두 계파의 셈법은 정반대인 것으로 보인다. 친석계는 후보가 몰려 지지층 표가 갈릴 위험을 떠안은 반면, 친청계는 거론되는 후보군 자체가 적다. 당 안팎에서는 친청계 출마자가 3명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왼쪽 두 번째)이 11일 전남광주특별시 조선대학교 해오름관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의 성공비전' 특강을 마치고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전날 이번 전당대회에 선호투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유권자가 당대표 선거와 함께 진행되는 최고위원 선거에서 1·2·3순위까지 기표한다. 친청계 관점에서는 자체 교통정리를 통해 후보를 3명 이내로 줄인다면 지지층들이 선호투표제로 지지하는 최고위원 모두에게 표를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