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세제와 관련한 '초고가 1주택' 기준을 유튜브 실시간 댓글로 의견을 받아보자고 제안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과 직접 소통하려는 시도라는 반등도 있지만, 세금 문제를 논의하는 국무회의에서 실시간 댓글을 활용한 의견 수렴이 적절했느냐는 부정적 반응도 함께 나온다. 헌법상 최고 심의기관인 국무회의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정책 관련 국민 의견 수렴 계획을 보고받던 중 유튜브 생중계 댓글 기능을 활용해 초고가 주택 기준에 대한 국민 의견을 확인해 보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실시간 국무회의 중계를 보는) 국민 여러분 중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차별적으로 (더 많은) 부담을 시키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시면 1번을, 그게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2번을 눌러주시면 좋겠다"라며 "(얼마 정도면 초고가 주택으로 분류하기에 적정한 지) 10억원 이상이면 ‘1’, 20억원 이상이면 ‘2’, 30억원 이상이면 ‘3’ 등의 숫자를 눌러달라"고 말했다.
이후 임기근 국무조정실장이 "30억을 기준으로 써 준 분들이 많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닌가. (시가 기준으로) 30억이면 공시지가로는 십몇억 원밖에 안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웃었다.
정부가 검토하는 조세 정책의 방향과 국민이 체감하는 '초고가 주택' 기준 사이에서 인식 차이가 드러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 "난 이제 집이 없다. (한 총리의 집은) 20억이 넘느냐"고 물었고, 한 총리가 난처한 표정으로 "집 한 채 있는데 20억이 넘는다"고 답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20억 원으로 답한 사람들도 많다"고 하자, 이 대통령이 다시 웃으면서 “20억원으로 하면 우리 큰 일 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이 정책의 정교한 논리나 합리적 기준을 통해 결정해야 할 부동산 조세 기준을 두고 "큰일 난다", "가혹하다"는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국무회의의 공식성과 품격에 걸맞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 재산권이 걸린 초고가 주택 기준을 단 1분짜리 유튜브 라이브 댓글 투표로 결정했다"라며 "대통령이 나서서 국가 최고 정책 심의 기구를 유튜브 즉석 투표 수준으로 격하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와 별개로 이 대통령은 사회 개혁과 관련해 시끄러울 수록 저항이 커진다며 순차적이고 조용하면서도 실용적인 접근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이재명 정부가 너무 성장과 경제 얘기만 하면서 개혁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 복지를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있는 것 같다"라며 "소리를 많이 지르고 요란하게 하면 멋있을지는 몰라도, 그렇게 되면 저항 강도가 세지며 성과를 내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런 경험이 있다. 밤늦은 시간에 피부에 뭐가 올라왔는데 병원이 다 문을 닫은 상황이었는데, 아는 선배가 약사여서 자신이 주사를 놔주겠다고 하더라"며 "주사기를 찌르는 순간 제가 무서워서 힘을 줬더니 주사기가 부러지더라, 개혁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순차적이고 실효적으로 추진해 '어느 순간 보니 바뀌었네'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 등과 맞물려 당내에서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등 강경한 검찰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점을 지적하는 동시에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실용주의'가 개혁의 퇴조를 뜻하는 게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