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숏폼을 넘기던 30대 직장인 A씨는 생활용품 사용 영상을 보다 어느새 장바구니를 채우고 결제까지 끝냈다. 직접 검색한 적은 없었다.
알고리즘이 추천한 콘텐츠가 구매를 이끄는 '발견형 쇼핑'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유통업계의 판매 전략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숏폼 커머스가 새로운 쇼핑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은 CJ온스타일의 숏폼 콘텐츠. ⓒCJ온스타일
숏폼의 영향력은 이미 일상 속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나스미디어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이용자의 82.5%가 하루 한 번 이상 숏폼을 시청하고 있다. 와이즈앱 집계에서는 한국인의 월평균 숏폼 앱 이용 시간이 52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1시간 30분 이상을 짧은 영상 시청에 사용하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커머스 업계다. 네이버쇼핑의 '숏클립'과 SSG닷컴의 '쓱티비' 등 패션 플랫폼의 숏폼 서비스에 이어 홈쇼핑 업체들도 수십 분짜리 방송 대신 30초 안팎의 숏폼 콘텐츠를 핵심 판매 도구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대표적 사례가 CJ온스타일의 라이브커머스다. CJ온스타일은 올해 상반기 숏폼을 통한 모바일 주문 상품 수량이 300만 개를 돌파했다. 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 등 외부 플랫폼에 확산한 숏폼과 자체 앱 내 숏츠를 통해 발생한 주문을 합산한 규모로, 5초에 1개꼴로 상품이 판매된 셈이다.
CJ온스타일은 라이브커머스로 축적한 콘텐츠를 숏폼으로 재가공해 외부 플랫폼과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을 연결하는 '원스톱 숏폼 커머스' 전략을 구축했다. 상품 착용 장면과 활용법, 계절성을 영상 첫 3초 안에 담아 소비자의 시선을 붙잡고, 영상 시청부터 구매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성과도 뚜렷하다. 올해 상반기 모바일 순방문자(UV) 3명 가운데 1명은 외부 숏폼 콘텐츠를 통해 유입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2.7배 증가한 수준이다. 숏폼을 통한 모바일 주문액은 3.2배 늘었고, 특히 30대 이하 주문 고객은 6배 증가했다. 모바일 앱 체류 시간도 69% 늘어났다.
이는 최근 소비자들의 쇼핑 행태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최근 데이터분석 플랫폼 픽플리에서 소비자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53.9%가 숏폼을 보고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숏폼이 새로운 상품을 발견하는 출발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는 이제 조회 수보다 구매 전환율에 집중하고 있다. 단순히 많은 사람이 영상을 보는 것보다 실제 결제로 이어지는 콘텐츠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CJ온스타일도 이에 발맞춰 AI 기반 콘텐츠 분석과 숏폼 자동 생성 플랫폼을 도입하며 개인 맞춤형 콘텐츠와 숏폼 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기술개발 조직뿐 아니라 MD와 PD, 방송 제작·운영 조직까지 AI를 활용해 숏폼 콘텐츠 제작과 트렌드 분석을 고도화하고 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AI는 이제 고객 경험 혁신을 넘어 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다"며 "고객이 AI를 통해 상품을 발견하고 구매하는 경험부터 임직원이 AI와 함께 일하는 업무 환경까지 아우르는 AI 네이티브 기업으로 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