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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판조회를 진행할 때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하는 정보는 후보자가 직접 추천한 ‘지정조회처’다. 일반적으로 함께 일했던 상사와 동료, 부하직원 중에서 자신의 업무성과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지정조회처가 된다.

[헤드헌터 칼럼] 후보자 평판조회의 완성도를 높이는 ‘비지정조회처’
이수경 커리어케어 씨렌즈본부 상무(사진)가 평판조회와 관련해 지정조회처의 중요성을 짚었다. ⓒ커리어케어

지정조회처의 의견은 후보자의 역량과 성과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정보의 원천이 되지만, 긍정적인 평이 주류를 이루면서 평판을 왜곡하는 위험요인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자신과 관계가 원만한 사람을 조회처로 추천하기 때문이다.

평판조회는 단순히 후보자의 장점을 확인하는 게 아니다. ‘조직에서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협업했는지’, ‘위기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했는지’, ‘구성원들이 체감하는 리더십은 어떠한지’ 처럼 후보자의 실제 업무 스타일이나 조직 내 평판 전체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평판조회의 이런 문제점들을 피하려면 ‘비지정조회처’를 잘 활용해야 한다. 비지정조회처는 후보자가 직접 추천하지 않았지만 다양한 관점에서 후보자에 대해 의견을 줄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다. 실제 업무를 함께 수행했던 상사나 동료, 프로젝트 참여자 가운데 선발된다. 

비지정조회처는 후보자가 직접 지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후보자에 대해 보다 객관적인 평을 이야기할 수 있다. 나를 포함해 나와 함께 일하는 평판조회 전문 컨설턴트들은 실제로 비지정조회처와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내가 후보자의 지정조회처였다면 이렇게 솔직하게 이야기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평판조회 때 지정조회처와 비지정조회처의 평이 유사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많지만, 전혀 다를 때도 더러 있다. 지정조회처로부터 “성과창출 능력이 뛰어난 리더”라는 평을 들었지만, 비지정조회처는 “성과는 우수하지만 권한 위임이 부족해 조직원들이 힘들어 했다”거나 “오직 성과만으로 부하직원들을 평가해 인간적인 유대감을 형성하지 못했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식이다. 

지정조회처로부터 “협업능력이 뛰어났다”’는 평을 들었는데, 비지정조회처가 “의견이 다른 구성원과 다소 긴장 관계가 형성되는 편이었다”라거나 “하고 싶은 일에서 협업 구성원들과 강한 시너지를 내지만, 그렇지 않은 업무일 때 동기부여가 현저히 떨어졌다”는 평을 전할 때도 있다.

이처럼 후보자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지정조회처와 비지정조회처의 평을 함께 듣는 게 후보자의 역량을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내가 속해 있는 커리어케어의 평판조회 전문조직 씨렌즈에서는 기업들에게 평판조회의 정확성을 높이려면 시간과 비용이 더 들어가더라도 비지정조회처의 평을 들어보라고 권한다. 지정조회처의 한계를 잘 아는 일부 기업들은 평판조회를 의뢰할 때 비지정조회처의 수를 늘려달라고 요청한다.

물론 비지정조회처의 의견을 무조건 사실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개인적인 경험이나 후보자와 관계, 특정사건에 대한 기억이 후보자에 대한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두 개의 부정적 의견만으로 후보자를 판단하거나, 반대로 긍정적인 의견만 듣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평판조회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 조회처의 의견이 아니라 여러 조회처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공통점과 일관된 패턴이다. 

지정조회처에서도 신뢰할 수 없는 평을 접할 때도 있다. 구체성이 현저히 부족한 긍정적인 평판과 함께 “좋았다”, “잘했다”와 같은 단순하고 추상적인 표현을 반복하는 것, 그리고 여러 지정조회처가 마치 이력서를 미리 받아본 것처럼 후보자의 성과를 나열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런 경우 반드시 신뢰성이 있는 비지정조회처를 추가접촉해야 한다.

평판조회에서 '지정조회처'와 '비지정조회처'를 모두 확보해야 하는 것은 이들 가운데 어느 쪽이 옳은지를 판가름해야 하기 때문이 아니다. 

지정조회처는 후보자의 주요 성과와 강점을 이해하는 출발점이 되고, 비지정조회처는 조직 내 실제 모습과 협업방식, 잠재적 리스크를 확인하는 보완장치가 된다. 서로 다른 관점에서 수집된 정보를 교차검증할 때 비로소 후보자를 입체적이고 균형 있게 이해할 수 있으며, 채용 과정에서 기업이 정확하게 의사 결정할 수 있다.

평판조회는 장점과 단점을 찾아내는 절차가 아니라 조직과 후보자가 서로 잘 맞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비지정조회처는 숨겨진 문제를 찾아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후보자의 실제 모습을 여러 시각에서 이해하기 위한 도구다.

정확한 인재 검증은 여러 의견을 균형 있게 듣는 것에서 시작한다. 평판조회의 완성도를 높이려면 다양한 사람으로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게 좋다. 이수경 커리어케어 씨렌즈본부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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