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한정판 상품과 체험형 콘텐츠를 앞세워 새로운 소비문화로 자리 잡은 팝업스토어가 개인정보 보호와 소비자 권익 측면에서는 법적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 서울 성수동에 마련된 한 업체의 '이동형 팝업'. ⓒ연합뉴스
서울시는 8일 소비자단체 GCN녹색소비자연대와 함께 실시한 팝업스토어 이용 소비자 1천 명 대상 인식조사와 성수동·더현대서울 일대 팝업스토어 24곳에 대한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지난 1년간 평균 3.1개의 팝업스토어를 방문했으며, 1회 방문 시 평균 5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방문 이유로는 팝업스토어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한정 상품, 제품을 직접 체험·확인할 수 있다는 점, 평소보다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꼽혔다.
서울시는 소비자들의 높은 방문 빈도와 구매 경험 등을 고려할 때 팝업스토어가 단순한 마케팅 수단을 넘어 하나의 소비문화로 정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팝업스토어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과 달리 소비자 보호 장치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장조사에서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적 절차가 전반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대상인 팝업스토어 24곳 모두 개인정보 수집 과정에서 소비자의 동의를 받지 않았고, 23곳은 초상권 사용에 대한 별도 안내조차 없었다. 나머지 1곳 역시 매장 입장 자체를 초상권 사용 동의로 간주하는 안내문만 게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환·환불 규정 안내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을 판매하는 팝업스토어 23곳 가운데 교환·환불 규정을 영수증에만 표시한 곳이 12곳으로 가장 많았고, 계산대에 게시한 곳은 5곳, 직원이 구두로만 안내한 곳은 3곳이었다. 직원의 구두 안내와 영수증 표시를 병행한 곳은 3곳에 그쳤다. 소비자가 구매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교환·환불 가능 여부를 충분히 확인하기 어려운 환경인 셈이다.
서울시는 소비자가 계약 체결 전 주요 약관과 교환·환불 조건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함에도 상당수 사업자가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서울시 차원에서 개인정보 수집·이용 절차와 교환·환불 규정 안내가 미흡한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관련 법령 준수와 절차 개선을 요청하기로 했다.
김명선 서울시 공정경제과장은 "팝업스토어 이용이 하나의 소비문화로 자리 잡았지만 단기간 운영된다는 이유로 개인정보 보호와 소비자 고지 의무를 소홀히 하는 사례가 확인됐다"며 "변화하는 소비환경에 맞춰 사업자의 법 준수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시민의 소비자 권익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