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유명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내세워 제품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요리 경연 프로그램 등을 통해 대중성과 실력을 인정받은 셰프의 레시피와 브랜드를 제품에 접목하는 방식으로 협업 전략이 진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스타 마케팅을 넘어 방송에서 이미 화제성과 상품성이 검증된 콘텐츠 IP를 활용해 신제품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소비자에게 익숙한 셰프와 메뉴를 간편식(HMR), 외식, 배달 서비스 등으로 확장해 초기 시장 안착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방송을 통해 형성된 팬덤과 신뢰를 실제 구매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이 8일 본격적 여름 성수기를 맞아 넷플릭스 인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들과 협업한 여름 신 메뉴를 선보였다. 사진은 최강록 흑백요리사 시즌 2 우승 셰프와 협업해 선보이는 신제품. ⓒCJ제일제당
대표적 사례가 CJ제일제당이다. CJ제일제당은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들과 협업한 프리미엄 간편식 제품이 상반기에만 누적 매출 370억 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최강록과 윤나라, 권성준 등 인기 셰프들과 함께 개발한 한식·중식·일식·양식 제품 43종을 선보였으며, 이 가운데 '고메 우동'과 '비비고 국물요리'는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200만 봉을 넘어섰다.
성과에 힘입어 여름철 성수기를 겨냥한 신제품도 확대했다. 최강록 셰프와 협업한 '비비고 평양냉면'과 '비비고 들기름막국수', 윤나라 셰프와 개발한 '비비고 삼계탕' 등을 새롭게 선보이며 프리미엄 HMR 라인업을 강화했다.
아워홈도 방송 콘텐츠를 상품으로 연결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 우승 메뉴인 '손태진의 크런치 한입치킨'을 간편식으로 출시한 데 이어 단체급식과 외식 매장 메뉴까지 확대 운영하고 있다. 하나의 콘텐츠를 HMR과 급식, 외식 등 다양한 사업 영역으로 확장하며 소비자 접점을 넓히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배달 플랫폼도 셰프 IP 확보 경쟁에 가세했다. 쿠팡이츠는 인기 셰프 13명과 외식 프랜차이즈 13개 브랜드를 연결한 '이츠셰프컬렉션'을 오는 16일부터 선보인다. 쿠팡이츠는 셰프의 독창적 레시피와 브랜드의 상품 개발 역량을 결합한 신메뉴를 3개월 동안 릴레이 방식으로 공개하며 차별화한 미식 경험을 제공하기로 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새로운 트렌드를 직접 만들어내기보다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콘텐츠의 인기를 상품으로 연결하는 이른바 '콘텐츠 레버리지' 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방송이 셰프와 메뉴를 먼저 검증하면 기업은 이를 제품으로 상용화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구조다.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데다 소비자 역시 이미 익숙한 셰프와 메뉴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 것로 분석된다.
실제 셰프들은 단순히 이름만 빌려주는 모델이 아니라 제품 기획과 레시피 개발, 시식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제품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셰프 개인의 브랜드가 하나의 콘텐츠 IP로 자리 잡으면서 이를 활용한 협업도 더욱 다양해지는 추세다.
유통업계에서는 앞으로도 방송과 콘텐츠를 통해 검증된 셰프 IP를 활용한 협업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프리미엄 간편식부터 외식, 배달 서비스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콘텐츠의 화제성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사례도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